김정남 피살

중국 “김정은 견제할 마지막 카드 잃었다”

2017.02.15 22:42 입력 2017.02.15 23:09 수정

김정남과 각별…북·중 접경지역에 병력 1000명 증파

중국은 ‘친중파’로 꼽히던 김정남 피살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견제할 카드로 김정남을 보호해주려 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마지막 카드’를 잃어버렸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 협객도(俠客島)는 15일 익명의 한반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국제정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벌어진 괴이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홍콩 동망(東網)은 이날 “중국 군 당국이 돌발사태에 대비해 북·중 접경지역에 병력 1000명을 증파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중국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1995년 무렵부터 중국을 자주 오가면서 중국의 발전을 보며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후계구도가 확정된 2009년부터는 베이징과 마카오에 주로 거주했고, 가족들도 현재 이 두 곳에 머물고 있다고 국가정보원은 밝혔다. 그러나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김정남의 가족이 중국에 사느냐는 질문에 “관련 정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이고 현지 당국이 조사 중”이라며 답을 피했다.

김정남은 2009년 베이징에서 “후계구도는 아버지만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고, 마카오에서는 “중국이 나를 후계자로 선호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권력투쟁과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10년 베이징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밝힌 후 줄곧 암살 위협에 시달려왔다. 그해 베이징에 파견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들이 사고로 위장해 김정남을 죽이려 했으나 중국 측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부터는 보안이 잘 갖춰진 최고급 호텔에 주로 머물렀다. 매년 최소 7~8차례 마카오를 방문했는데 만다린오리엔탈 호텔 등에 숙박하고 카지노를 드나들었다. 하지만 카지노에서 쓰는 돈은 수십만원 정도로 도박 자체에는 그리 관심이 없었다.

왕준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주임은 홍콩 봉황위성TV에 “한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계승자로 유력했던 김정남의 피살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김정남을 보호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항할 마지막 카드로 쓰려 했다”며 “이제 북한은 중국 눈치를 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 정치지도부에서 오랫동안 소외돼온 인물이라 중국 당국도 겉으로는 차분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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