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세론’ 대 ‘안철수 바람’… 잠룡들도 긴장

2011.10.25 21:49

내년 대선 풍향계… 손학규·문재인도 검증대에

10·26 재·보선의 투표함이 열리면 여야의 ‘잠룡’들도 울고 웃게 된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부산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도 띠고 있다. 승과 패, 지더라도 얼마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힘이 평가받게 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59)는 초반부터 선거에 뛰어들어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48)를 지원했다. 박 전 대표는 25일 나 후보 선거캠프를 방문해 “책임있는 정치, 정책이 성과로 이어지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간접적으로 ‘안철수 신드롬’을 견제했다. 서울시장 보선이 박근혜 대 안철수의 대선 전초전 구도로 치러지는 것에 경계감을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수첩을 하나 들고 왔다”며 나 후보에게 전달했다. 박 전 대표는 “(유세를 다니며)얘기를 듣는 과정에서 시정에 관계된 부분은 꼭 전달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당선되면) 중앙정부, 당과 유기적으로 힘을 합쳐서 잘해주실 거라고 믿고 시에 관계된 것만 적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수첩’을 ‘책임정치’로 연결시키려는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b>“누가 승천할까”</b> 대권주자들도 10·26 재·보선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5일 일제히 지원유세에 나섰다. 왼쪽부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 김문석·강윤중 기자 kmseok@kyunghyang.com·연합뉴스

“누가 승천할까” 대권주자들도 10·26 재·보선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5일 일제히 지원유세에 나섰다. 왼쪽부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 김문석·강윤중 기자 kmseok@kyunghyang.com·연합뉴스

나 후보가 승리하면 흔들렸던 박근혜 대세론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내에서 대안 후보를 찾으려는 기류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패배할 경우 박근혜 대세론은 다시 시험대에 설 공산이 크다. 수도권 파괴력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거의 여왕’이란 호칭도 빛을 바래게 된다. 여권 내부에서는 친이계와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대안 후보를 물색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박 전 대표가 ‘당 개혁’을 내걸고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치인 안철수’로서 위력적인 경쟁력을 증명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내년 대선까지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55)가 승리하면 안 원장은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패하면, 기존 정당정치에 깊은 불신을 드러낸 안 원장의 영향력에 한계론이 대두할 수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64)는 박원순 후보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기간 내내 새벽부터 밤까지 서울 곳곳을 누볐고 당 대표로서 다른 지역 선거지원도 병행했다. 그는 25일 용산역 유세에서 “특권과 반칙에 항의해 정의로운 복지사회를 만들고자 선언하는 날이 바로 내일”이라며 “분노의 함성을 지르자”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힘’을 보여주고 그 힘을 전당대회까지 끌고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야권통합’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하는 입장에서 대선주자로서 경쟁력과 리더십을 입증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박 후보가 패하면 손 대표의 정치적 존재감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처음으로 선거 지원에 나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58)도 시험대에 오른다. 박 전 대표도 두 차례나 한나라당 후보 지원 유세를 다녀간 격전지다. 문 이사장은 25일 오전부터 밤늦은 시각까지 직접 거리유세를 하면서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여권 강세 지역에서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정치인 문재인’의 PK(부산·경남) 파괴력도 검증받고 내년 총선의 풍향계도 엿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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