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이 불러들인 박근혜
내곡동 사저 심판론 ‘기름’
네거티브 공방·귀족 논쟁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다양한 이슈들이 선거전을 달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50)의 빈자리를 메우는 보선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내년 총선과 대선 주도권이 걸려 있는 선거로 커진 것이다.
정작 선거 분위기는 ‘장외’에서 달궈졌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은 선거 내내 초점이 됐다. 안 원장이 지난달 2일 “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것이 많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자 ‘안철수 바람’이 일어났다. 안 원장은 나흘 뒤 지지율 50%를 갖고 있으면서도 5%에 불과한 박원순 변호사(55)와 후보를 단일화하고 양보했다. 지난 23일엔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다시 ‘안풍’이 화두가 됐다. 이에 맞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59)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거 전면에 나선 점도 선거의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후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뒤에 살 서울 내곡동 사저 매입을 놓고 의혹들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의 아들 명의로 사저를 매입해 자금출처와 명의신탁 의혹이 나온 것이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3)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54) 등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아 측근비리 문제도 불거졌다.
두 후보 검증 과정에서도 의혹들이 제기됐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병역면제 과정과 서울대 법대 학력 허위 기재, 대기업에서 받은 기부금 등을 문제삼았다. 색깔론도 여전했다. 홍준표 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미 촛불시위를 지원한 박 후보에게 서울을 맡기면 좌파 시민단체들에 끌려다니다 서울이 마비될 것”이라며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광장은 반미집회의 아지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48)는 ‘귀족 생활’이 도마에 올랐다. 1억원 상당의 연회비를 내야 출입이 가능한 서울 강남의 피부 클리닉에서 피부 관리를 받은 게 논란이 된 것이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나 후보가 17대 국회에서 나를 찾아와 부친 소유 학교를 감사대상에서 빼 달라고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속 강화 방침도 논란이 됐다. 정치권과 시민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선거를 ‘침묵의 공간’으로 만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