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잠수하면 작업 7~8분 불과 ‘애타는 구조’

2010.03.31 01:33 입력 2010.03.31 02:20 수정
박홍두·백령도 | 황경상 기자

구조대원 희생 극도의 긴장감

수차례 ‘사투’에도 별 성과없어

만조수위 높은 ‘사리기간’ 발목

한번 잠수하면 작업 7~8분 불과 ‘애타는 구조’

천안함 침몰 닷새째인 30일 오후 2시30분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백령도 앞바다는 숨 막힐 듯한 분위기였다. 광양함을 중심으로 함수·함미가 있는 해상의 부표 주변에선 고무보트에 탄 구조대원들의 잠수가 되풀이됐다. 4~5㎞ 밖에는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1만4000t)과 미군 구조함 살보함(3000t급)이 정박했다. 거제에서 북상 중인 인양용 크레인을 빼면, 구조 대형은 모두 갖춰진 셈이다. 그러나 1.5~2m의 높은 너울이 이어지는 바다는 배끼리의 접안도 쉽지 않아 내내 신경을 곤두세웠다. 해군 특수전여단(UDT) 잠수부 1명이 이날 작업 도중 실신해 살보함에서 응급치료를 받다 숨지면서 구조 현장은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한번 잠수하면 작업 7~8분 불과 ‘애타는 구조’

한번 잠수하면 작업 7~8분 불과 ‘애타는 구조’

작업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해난구조대(SSU)와 UDT 구조대원 170여명은 이날 45m 밑 함미와 24m 밑 함수가 묻혀 있는 해저로 내려가 선체 실내로 진입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전날 잠수부들이 함수·함미의 선체 외부를 일일이 쇠망치로 두드리며 선체 탐색은 상당부분 마친 터다.

구조대원들은 이날 함수 부분의 선체 실내로 진입하기 위해 함장실로 통하는 외부 출입구를 확인, 인도용 밧줄을 설치했다. SSU 전문장교인 송무진 중령은 “수중은 대기보다 14배 저항이 있는 만큼 인도색(잠수용 가는 밧줄)을 통해 기동이 가능하다”며 “인도색은 잠수사의 생명과 직결되는 생명줄”이라고 밝혔다. 부표와 선체를 잇는 로프에다 이 줄을 묶고 선실 내 통로를 다닐 채비를 갖춘 것이다. 이를 위해 전날 밤부터 함정 굴뚝인 연돌이 금간 틈새를 통해 시작한 선체 내 산소 주입은 계속 진행 중이다. 금명간 선실 내 진입과 수색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해군의 판단이다.

그러나 선실 내 진입은 만만치 않은 고난도 작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잠수 요원들은 이날 새벽 2시와 오전 10시 정조시간대를 이용해 함수와 함미의 내부 진입에 안간힘을 쏟았다. 오전까지 함수는 출입구 확보 작업에 성공했지만 함미 부분의 출입구를 밧줄로 묶는 작업은 연거푸 실패하고 말았다. ‘선체탐색→공기주입→출입구 확보→선내 진입·생존자 확인’의 구조작업 단계 중에 함수는 마지막 진입을 앞뒀고, 함미는 출입구를 뚫고 있는 단계다.

해군 관계자는 “격실 한 칸을 통과하는 것도 난코스”라며 “선내에 진입한 후에도 격실이 많고 닫혀 있는 경우가 많아 구조작업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은 문이나 갑판 등을 억지로 수중용접기를 이용해 뜯어낼 경우 내부 생존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 용접기를 통한 파공보다는 출입문을 이용해 진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생존자가 발견되면 곧바로 잠수 요원들이 들고간 방수 응급의와 산소공급 장치 등을 착용시켜 구조한다는 계획이다. 평상시보다 만조수위가 높은 ‘사리기간’이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는 점도 구조대원들이 부딪힌 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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