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이상 잠겼는데도 승조원들 침착 유지 함장 마지막에 구조”

2010.03.30 18:16

해경 경비함 고영재 함장

침몰된 천안함에서 구조된 승조원들은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했다.

“반 이상 잠겼는데도 승조원들 침착 유지 함장 마지막에 구조”

포탑 등에 힘겹게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도 부상당한 동료를 먼저 구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위험에 처한 동료 전우가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밧줄 등으로 안간힘을 다해 뱃머리로 끌어올렸다. 자신을 먼저 “살려달라”는 외침도 없었다. 구조된 승조원들은 뒤늦게 실종 전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눈물을 흘렸다.

백령도 근해 천안함 침몰 현장에 해경 함정 가운데 가장 먼저 도착해 56명의 승조원을 구조한 인천해경 501경비함 고영재 함장(55)은 30일 새벽 인천항에 귀항해 당시의 숨막혔던 구조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고 함장은 도착 당시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천안함은 90도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이미 반 이상 가라앉아 있었으며 승조원들은 함수 부분의 포탑과 조타실 부근 등에 모여 있었다”고 말했다.

해군의 구조활동에 대해서는 “해군 고속정 4척이 사고 해역에 먼저 도착해 탐조등을 비추며 접근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파도가 3m가량 높게 일어 계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 함장은 최종적으로 점검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구조됐으며 천안함 함장이 ‘더 이상 생존자가 없다’고 말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고 함장은 “27일 새벽 2시30분까지 해군 고속정과 합동으로 침몰현장 주변을 수색했지만 안타깝게 더 이상 발견된 승조원은 없었다”며 “구조 과정에서 천안함 승조원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고 침착하게 질서를 지켰던 것 같다” 말했다.

고 함장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김남오 501경비함 갑판장은 “구조된 승조원들이 함께 천안함을 빠져나오지 못한 전우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인천해경 전용부두를 출발, 6일간의 해상근무를 마치고 귀항한 501경비함은 오는 4월2일 사고해역으로 다시 출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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