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탐구-(1)가족

안철수, 부산서 ‘슈바이처’로 불렸던 부친…아내·동생·매제 모두 ‘의사 가운’

2017.04.18 22:44 입력 2017.04.19 00:24 수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김미경 서울대 교수, 딸 설희씨와 함께 찍은 사진.  국민의당 제공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김미경 서울대 교수, 딸 설희씨와 함께 찍은 사진. 국민의당 제공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55)의 가계도는 ‘의사 패밀리’라 할 만하다. 아버지 안영모씨(87)는 부산 범천동에서 50여년 동안 병원을 운영했고, 남동생 상욱씨(54)는 서울에서 한의사로 일하고 있다. 여동생 선영씨(51) 남편이자 안 후보 매제는 치과의사다. 안 후보도 서울대 의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고 부인 김미경씨(54)는 서울대 의대 교수다.

안 후보 아버지는 1963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 범천동에서 범천의원을 운영했다. 개원 당시만 해도 판자촌이었던 곳이라 영양실조와 질병이 만연했다. 아버지는 진료비의 절반만 받았다. 부산 ‘슈바이처’로 불렸다. 하루는 신문을 배달하던 소년이 교통사고를 당하자 병원으로 데려와 치료했다. 딱한 마음에 진료비를 받지 않았다. 이 사연은 지역신문에 보도됐다. 초등학생이었던 안 후보는 평소 아버지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병원에는 사람들이 몰렸고 안씨는 가족살림을 병원 위층으로 옮겼다. 안 후보가 사회 기여를 마음먹은 것도 아버지 영향이 컸다고 한다.

부친은 병원을 운영하면서도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40대에 부산대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50대에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전자전이었다. 안 후보도 40대에 ‘잘나가던’ 안철수연구소의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건너간 뒤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50대 초반 정치에 뛰어들어 대선에 도전하고 있다.

어머니 박귀남씨(82)는 안 후보가 어릴 때부터 항상 존댓말을 썼다. 안 후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일이다. 등교 시간에 늦어 택시를 타야 했다. 어머니가 택시를 잡아주며 “잘 다녀오세요”라고 했다. 택시가 출발한 뒤 기사는 “형수님인가?”라고 물었다. 안 후보가 “어머니예요”라고 답하자 기사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택시기사는 “학생은 훌륭한 어머니를 뒀으니 은혜를 잊지 말고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때 어머니가 자신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어머니 영향 때문인지 안 후보는 군 장교 복무 때도 하급자들에게 반말을 하지 않았다. 회사 직원들에게도 존댓말을 썼다.

안 후보는 아내 김 교수와 부부싸움을 할 때도 존댓말을 쓴다. 안 후보 부부는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 가톨릭학생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났다. 김 교수는 안 후보의 1년 후배다. 부부는 수평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안 후보는 “내년이 결혼 30주년인데 지금까지 ‘밥 줘’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 먼저 퇴근한 사람이 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남편 안 후보가 “가사를 분담하고 맛있는 라면도 잘 끓여준다”고 했다.

[대선후보 탐구-①가족]안철수, 부산서 ‘슈바이처’로 불렸던 부친…아내·동생·매제 모두 ‘의사 가운’

안 후보와 김 교수 사이엔 외동딸 설희씨(28)가 있다. 서울 태생인 설희씨는 2002년 9월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로스쿨에 진학한 김 교수를 따라 유학길에 올랐다. 2007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화학과 수학을 공부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2012년 6월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진학해 조교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는 ‘가족 논란’에 휩싸이며 험난한 대선 고개를 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가 채용 전 3년간 논문 심사 최저기준을 채우지 못한 데다 카이스트 부교수였던 김 교수를 정년보장 정교수로 파격 채용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안 후보와 함께 끼워넣기 영입한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했다.

김 교수가 안 후보 보좌진에게 사적인 업무를 지시했다는 주장도 불거졌다. JTBC는 지난 13일 “김 교수가 2015년 의원실 보좌진에게 메일을 보내 기차표 예매와 강의 자료 검토 등을 지시하고 사적인 일에 의원실 차량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김 교수는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전적으로 제 불찰이다. 더욱 엄격해지겠다”고 말했다.

설희씨도 검증대에 섰다. 2013년까지 딸 재산을 공개한 안 후보가 2014년부터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재산 은폐 논란이 일었다. 안 후보 측은 “지난 4월 기준 재산은 약 1억1200만원이다. 2013년식 자동차(시가 약 2만달러) 한 대가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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