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조사했나

2010.09.12 22:04 입력 2010.09.12 22:45 수정
안치용 ERISS 소장

소통·형평·편의 등 사회책임 계량화

교수·학부모·학생 3000명 등 인터뷰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가 현대리서치·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과 공동 기획한 ‘대학지속가능지수’는 지속가능성과 평가의 적합성이란 두 가지 큰 원칙에 의해 진행됐다.

우선 대학이 직장인 양성기관에 머물러서는 안되고 전인적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역할을 함께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해관계자 및 소통 등 지속가능성에서 중시되는 키워드를 평가지표에 채용했다. 지속가능경영은 기관이나 조직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두루 배려하면서 조직은 물론 사회 전체로도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어느 한쪽의 희생을 통한 성과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을뿐더러 현시점에서도 문제를 야기한다.

대학지속가능지수에서는 ERISS가 그동안 발표했던 여러 지속가능지수에서 취한 기본 평가틀이 그대로 적용됐다. 지속가능경영에서 말하는 경제·환경·사회 성과의 트리플 버틈라인과 ERISS만의 고유한 명성평가를 결합한 것이다. 대학지속가능지수에 경제성과는 대학본연의 기능이라 할 수 있는 교육·연구·진로부문이며, 사회는 소통·형평, 편의, 학생생활만족지표라고 볼 수 있다. 경영부문과 학생생활만족지표는 여러 부문에 두루 걸쳐 있으며 학생생활만족지표는 항목별로 중복해서 평가지표로 활용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명성지수의 역할을 수행했다.

[2010 대학지속가능지수]어떻게 조사했나

다만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지표를 개발한 ‘그린 캠퍼스’ 부문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관련 공시자료가 태부족인 데다 대학의 원천적인 비협조로 기본자료조차 입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학은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이해관계자들 가운데서 높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사회책임의 개념이 포함된 공공책임을 이행하는 것은 물론 기업 이상으로 환경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2차 평가부터는 환경부문 평가가 진행될 수 있도록 대학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

대학지속가능지수의 또 다른 특징은 인위적인 서열화를 지양했다는 점이다. 평가의 속성상 서열화 자체를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서열화는 철저히 합리적인 근거에 입각해야 한다. ERISS는 대학의 핵심역량인 교육·연구부문 성과를 기준으로 상위 30개 대학을 우선 선정했다. 이후 선정된 30개 대학에 대해 학교별로 500명씩 1만5000명의 재학생을 상대로 추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시행된 공시자료 중심의 계량평가와 설문조사 결과를 합산해 상위 30개 대학의 교육, 연구, 진로, 소통·형평, 편의의 5개 부문의 개별 성과를 제시했다. ERISS 지속가능지수에서 ‘전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은 존재하지 않고 대신 ‘교육을 가장 잘하는 대학’ ‘연구를 가장 잘하는 대학’만이 존재한다.

경영부문은 사립대학만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국·공립대는 회계처리 기준이 다르고 입수가능한 정보가 판이하다는 한계 때문이다. 사실 포항공대와 서울대 중 누가 더 경영을 잘하느냐는 질문은 답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그러나 포항공대와 성균관대, 또는 서울대와 경북대 간의 평가는 가능하다.

ERISS는 이번에는 전국 114개 사립대학만을 대상으로 경영성과를 파악해 별도로 발표했다. 또 학생생활만족지표를 별도로 조사하지 않은 31위 이하 대학에 대해서는 교육, 연구, 진로, 소통·형평, 편의의 5개 부문에 가중치를 부여해 종합순위를 발표했다. 이 순위는 상당한 의미를 갖지만 당연히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ERISS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3년에 걸쳐 국내외 대학평가 시스템을 분석하고 교수·교직원, 학부모, 고3 수험생, 기업 인사 담당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를 심층 인터뷰했다.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대학생 집단에 대해서는 순수 사전 조사 목적으로 약 30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가장 정확하고 뛰어난 대학평가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성을 가장 많이 고려한 대학평가라고는 자부한다.

[2010 대학지속가능지수]어떻게 조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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