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혼자 사는 오피스텔, 기자들이 밤중에 문 두드려” 울먹

2019.09.02 22:14 입력 2019.09.02 23:53 수정

정책 방향 질문엔 ‘강의 모드’…오후 3시30분에 시작된 간담회, 심야까지 이어져

<b>조국 후보자에게 쏠린 눈</b> 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장면을 TV로 시청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조국 후보자에게 쏠린 눈 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장면을 TV로 시청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젊은 세대에게 실망과 상처를 줬다. 법적 논란과 별개로 학생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딸의 입시·장학금 특혜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는 “86세대로서 정치적 민주화에는 신경 썼지만, 사회적 불평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아 제 책임이 있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하지만 사모펀드·딸의 입시 특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질문에는 “모른다”는 답변이 줄을 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 초반 조 후보자는 대체로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머뭇거림 없이 해명을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장관 취임 후 정책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강의 모드’로 상세한 설명을 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선 “꼭 해야 할 소명이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때로 감정적인 모습도 보였다. ‘여배우 스폰서 연루 의혹’ ‘딸 포르쉐’ 등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할 때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딸에 대해선 “딸 혼자 사는 오피스텔에 남성 기자들이 밤 10시에 문을 두드린다”고 비판하며 언론에 자제를 호소했다. 조 후보자는 간간이 눈물을 참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조 후보자는 “모든 비난은 제가 받겠다. 가족은 공격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간담회가 계속되면서 정작 가족이 관련된 핵심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후보자 동생이 연루된 웅동학원 관련 의혹엔 “당시 사정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사정이나 사모펀드 논란에 대해서도 “모른다” “검찰 수사로 밝혀질 것” 같은 대답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오늘 조 후보자가 ‘모른다’는 말을 몇 번 했는지 세고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30분 국회에 도착했다. 정장 차림에 검정색 백팩을 들었다.

간담회 시작 시간까지 1시간 가까이 민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대기하다 시간에 맞춰 간담회장으로 향했다. 성큼성큼 걷는 후보자 뒤로 기자들이 몰렸다.

기자간담회는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해 자정을 훌쩍 넘어서까지 진행됐다. 저녁 식사시간을 포함해 중간 휴식만 세 차례 했다. 시간이 갈수록 차분하고 여유 있는 태도로 답변을 이어가던 후보자 얼굴에도 피곤한 기색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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