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간담회 강행 ‘막전막후’…인사청문회 협상 결렬 20분 만에 여당 측에 자청

2019.09.02 22:13 입력 2019.09.02 22:50 수정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최종 무산되자 더불어민주당 측에 전화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 후보자 가족 증인 채택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청문회 일정 순연을 요구했지만 여당이 한국당 제안을 거부하자 이후 20여분 만에 여당에 직접 연락해 기자간담회를 결행한 것이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11시50분쯤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건물 앞에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돼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드릴 기회가 없어졌다”며 “오늘 중이라도 국민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기자회견 직후인 정오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국회에서 긴급 브리핑에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자유한국당의 몽니와 보이콧으로 무산됐다”며 “후보자에게 지금까지 가해 온 무차별적 인신공격과 명예훼손에 대해 조 후보자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각각 전화해 오후 3시 국회 기자간담회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후 기자간담회 계획을 공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0분에 불과했다.

한국당은 그동안 ‘조 후보자 어머니와 부인, 딸 등 가족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이날 입장을 선회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가족 증인을 모두 양보할 테니 오늘 의결해서 법대로 청문회를 하자”며 일정 순연을 제안했다. 나머지 증인들 출석이 가능하도록 당초 여야가 합의한 ‘9월2~3일 청문회’를 미루자고도 했다. 비록 민주당이 거부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는 파행됐지만, 오후에 다시 협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완전히 청문회가 무산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드물었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의 ‘결행’을 두고 사실상 여야 논의가 ‘무산’될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기자간담회 방침을 정해둔 뒤 여당과 협의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법사위 전체회의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내로 청문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자유한국당의 봉쇄막을 뚫기 위한 적극적 행동을 시행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결국 여야는 법무부 장관의 자질 검증과 의혹 규명을 위한 중차대한 임무를 기자단에게 떠넘겼다. 청문준비단 기자단이 아닌 국회 기자단을 상대로 전례없는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사전 조율도 없었다. 일각에서 여당 수석 대변인이 사회자로 나선 것을 두고 ‘여당 청문회’ ‘셀프 청문회’라는 비판도 나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