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온·공기 부족, 옅어진 생존 가능성… 가족들 ‘실낱 희망’

2014.04.16 22:02 입력 2014.04.17 01:07 수정

실종자, 선체 잔류 추정

수색·구조작업 늦어지고 천천히 침몰해 공기 없어… 익사·질식사 늘어날 듯

16일 오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실종자 280명의 생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수색·구조 작업이 지체돼 생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지만, 선체나 바다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우선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이 우려된다. 보통 바다 수온이 영하권이면 15분 만에, 10도 정도면 1시간 안에 저체온증이 나타난다. 기온이 1도 높아지면 30분 정도 생존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 당시 진도 해상의 수온은 12.6도로, 승객들의 생존가능 시간은 물에 가라앉은 이후부터 2시간”이라며 “승객들이 정확히 언제 물에 가라앉았는지 몰라 현재 상황을 파악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구명조끼를 입으면 저체온증이 나타나는 시간을 지연할 순 있지만, 구조자 없이 해가 지면서 수온 또한 낮아져 승객들의 생존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b>기울어진 여객선 위 헬기 구조작업</b>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서남쪽 3㎞ 해상에서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자 헬기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기울어진 여객선 위 헬기 구조작업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서남쪽 3㎞ 해상에서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자 헬기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전복된 선박 안에 물이 찬 것도 생존에는 주된 변수다. 선박 안 격자형 선실에 산소가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단언하긴 힘들다. 보통 가로·세로·높이 2m의 공간에 공기가 차 있다면, 한 사람이 최대 72시간을 생존할 수 있다. 이 공간에 여러 사람이 있다면 생존 시간은 인원 수가 많을수록 줄어든다. 산소가 남아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희박해지기 때문에 승객들이 질식사할 가능성은 점증하게 된다. 또 물이 허리 이상까지 차올라 있다면, 공기가 남아 있더라도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천안함 사고 때도 갑판으로 탈출하지 못한 장병들이 격자형 선실에 갇혀 익사한 채로 발견된 사례가 많았다.

이기원 소방방재청 119심해특수구조대원은 “배가 크고 격실이 많고, 선체 일부가 물 위에 떠 있기 때문에 내부에 공기가 차 있을 수 있다.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는 “선체가 순식간에 전복되면 선실 내에 공기가 남아 구조될 때까지 승객이 생존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하지만 이번처럼 배가 서서히 기울어져 간 경우에는 내부에 공기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선실 3층에 있는 식당과 매점, 오락실에 승객들이 많이 있었다는 증언에 따라 이 지점에 구조대를 집중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선박 사고는 공포, 저체온증, 산소 부족 속에서 구조의 손길이 닿을 때까지 버티는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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