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280명 실종… ‘골든타임’ 놓쳤다

2014.04.16 22:10 입력 2014.04.17 01:06 수정
진도 | 배명재·강현석·최희진 기자

수학여행 고교생 등 462명 탄 제주행 ‘세월호’… 진도 해상서

“구명조끼 입고 대기” 안내방송… 176명 구조·6명 사망 확인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 등 462명을 태운 여객선이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 6명이 숨지고 280명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여객선 운항사는 배가 침몰하고 있음에도 승객들에게는 30분 동안이나 “가만히 있으라”며 구조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전 8시58분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서남쪽 3㎞ 해상에서 (주)청해진해운 소속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배에 타고 있다 구조된 강모씨(58)는 “아침식사 중인 오전 8시30분쯤 배 밑바닥이 무언가에 긁힌 듯 ‘끼익’ 하는 소리를 내더니 점차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b>긴박한 구조</b> 16일 오전 9시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서남쪽 3㎞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해양경찰대원과 해군 특수요원, 어민들이 구명조끼를 입은 탑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 뉴시스

긴박한 구조 16일 오전 9시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서남쪽 3㎞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해양경찰대원과 해군 특수요원, 어민들이 구명조끼를 입은 탑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 뉴시스

신고 당시 왼쪽으로 20도 정도 기울어져 있던 여객선은 오전 10시30분쯤 완전히 뒤집힌 채 침몰했다. 해경은 17일 오전 1시 현재 승무원 박지영씨(27)와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생 정차웅군(17) 등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선실 등에 있던 280명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침몰한 배에 갇혔다고 덧붙였다.

수학여행을 위해 배에 탑승했던 단원고 한 여학생은 “구명조끼를 입고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나와 30분 동안 피할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복도의 난간을 잡고만 있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물이 차기 시작하면서 뛰쳐나왔다. 상황이 너무 급박해서 어떻게 구조됐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사고가 나자 해경과 해군, 서해어업관리단 등 관계기관은 경비정과 군함 등 선박 200여척, 헬기 15대 등을 현장에 파견해 구조작업에 나섰다. 진도 어민들도 조업을 중단하고 선박 60여척을 동원,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도왔다.

여객선 침몰 280명 실종… ‘골든타임’ 놓쳤다

해경과 해군 소속 잠수요원들은 생존자 확인과 구조를 위해 선실 진입에 나섰으나 물살이 거센 데다 선체 내부가 복잡하고 어두워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사고 전 배 앞부분에서 충돌 소리가 났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여객선이 암초에 부딪쳤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객선은 사고 직후 북서쪽으로 5.1㎞가량 떠내려가 수심 38m의 병풍도 부근 갯벌 위에 얹혀 있다.

이 여객선은 지난 15일 오후 9시 인천여객선터미널을 출발, 제주도로 가던 길이었다. 여객선에는 3박4일간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여행사 직원, 승무원, 일반 승객 등 462명이 타고 있었다.

구조된 학생 등 승객들은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을 통해 진도읍 진도실내체육관으로 옮겨져 옷과 모포, 식사 등을 제공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 골절과 화상 등을 입은 부상자 50여명은 진도한국병원, 해남종합병원 등 6개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는 목포한국병원 등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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