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한 학생의 아버지가 사고 첫 신고했다

2014.04.16 22:02 입력 2014.04.17 00:18 수정
박홍두·곽희양·김여란 기자

침몰 원인과 의문점

암초에 충돌 가능성, 선체 내부 결함·폭발 등 설 분분

2시간 반 늦게 출항… 교감, 반장들에 물어 출발 결정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대형 여객선 세월호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운항하던 항로를 벗어나 암초에 부딪쳤거나 선체 결함 또는 내부 폭발로 파손이 발생해 침수가 시작됐다는 등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날씨가 사고가 날 정도로 나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참사는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 학생 아버지가 최초 신고

이날 오전 8시52분쯤 전남소방본부로 첫 사고 신고가 들어왔고 6분 뒤인 58분에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에 정식 접수됐다. 배 앞에서 울린 ‘쾅’ 소리에 놀란 단원고 학생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고, 아버지가 곧바로 신고를 한 것이다. 사고 선박을 소유한 청해진해운은 “선장은 두 명으로 한 명은 휴가 중이었지만 사고 선박을 운항한 선장은 경력 40년의 베테랑이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선체에 구멍이 났다면 수밀격벽(물이 새지 않는 칸막이 벽)이 기관실과 여객실을 막아줘 침수가 더디게 진행되게 하지만, 이번 사고는 2시간여의 짧은 시간 만에 침몰한 점으로 봐서 수밀격벽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김영모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수밀격벽이 작동하지 않은 데다 자동차 등 무거운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침수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 백점기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수밀격벽이 작동했다 해도 구멍이 여러 군데 생겼다면 소용이 없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쾅’ 소리의 정체가 열쇠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은 침수가 왜 시작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승객들이 증언하는 ‘쾅’ 소리를 근거로 암초에 부딪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사고 해역은 수심 32m의 암반지대”라고 밝혔다. 6825t짜리 대형 여객선이 암초 등에 부딪쳤다면 충돌 당시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지점인 진도 해역 주변에 암초가 거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침몰 해역 주변의 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뚜렷한 암초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해양조사원은 선박 최초 사고위치와 침몰위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세월호가 어떤 항로로 운항했는지 확인해봐야 암초와의 충돌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암초에 충돌해 침몰할 경우에는 훨씬 천천히 가라앉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인재’ 가능성 높아

세월호가 당초 지나던 항로를 벗어나 운항한 것이 사고를 유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경 등은 세월호가 사고 당일 운항시간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시간을 줄이기 위해 권고항로를 벗어나 운항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는 당초 전날 오후 6시30분 출항할 예정이었지만 짙은 안개 때문에 오후 9시에야 출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단원고 인솔자인 교감은 출항 전 각 반장의 의견을 물어 출발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은 “그런 결정을 학생들하고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개했다. 교감은 구조됐다.

선장이 늦어진 운항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통상 다니던 항로를 벗어나 무리하게 운항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모 교수는 “통상 암초를 식별하고 피해가는 해상 경계를 하는데 이를 철저히 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범 청해진해운 부장은 “항로를 이탈했기 때문은 아니다. 정해진 항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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