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촛불

“한국 사상 최대, 200만명의 피플파워…거대한 콘서트장”

2016.11.27 14:10 입력 2016.11.27 22:02 수정

세계 언론들 상세 보도

“5000만 인구 중 대단한 숫자”…“경복궁 밤거리는 빛의 바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제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제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피플파워’. AFP통신은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200만 촛불시위를 이렇게 이름 붙였다. 30년 전 필리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정권을 몰아냈던 민주혁명에 빗댄 것이다. 당시 수도 마닐라 외곽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50만 시위대는 마르코스 축출의 분수령이 됐다.

한국 전역을 밝힌 200만 촛불집회 소식을 전하는 외국 언론들에는 ‘1980년대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한국 역사상 최대’라는 표현이 빠짐없이 등장했다. AFP통신은 26일 “13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진눈깨비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며 “대규모 평화집회는 1980년대 민주화 시위 이후 한국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시위”라고 전했다.

CNN은 27일 “추위와 눈 속에서 시위대가 서울의 거리에 줄지어 늘어섰다”며 “이들은 청와대 바로 근처에서 우산과 손팻말, 촛불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위 주최 측은 200만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했는데 전국 인구 5000만명을 고려하면 대단한 숫자”라며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모였지만 반대 시위대에 비하면 소수에 불과했다”고 적었다.

중국 인민일보는 “26일 서울에 첫눈이 펑펑 내렸지만 시위를 하러 나오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지 못했다”며 “박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과했지만 민심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지난주 5%였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시위대가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진을 외치면서 고궁 앞 어두운 밤거리를 빛의 바다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외국 언론들은 축제 같은 촛불집회 분위기에도 주목했다. 영국 BBC는 한국의 촛불집회를 홈페이지에서 메인 뉴스로 소개하며 “5주 전부터 시작된 집회에는 농부, 대학생, 승려 등 모든 계층이 참여해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시위는 내내 평화로웠고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며 “노점상들이 초와 방석, 따뜻한 음식을 팔았고 길가 몇몇 상점은 시위대에게 무료로 커피를 나눠줬다. 엄마들은 아이와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왔고 두꺼운 겨울옷을 껴입은 젊은 커플들은 확성기에서 나오는 박근혜 퇴진 노래를 따라 불렀다”고 묘사했다. AFP통신은 “유명 가수들도 동참하면서 집회는 구호와 춤이 뒤섞인 거대한 록콘서트가 됐다”고 표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시위 상황을 자세히 전하면서 “박 대통령이 TV를 통해 집회의 상황을 지켜봤고, 가까운 시일 안에 세 번째 담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법원이 처음으로 청와대 인근 200m 지점까지 시위대의 행진을 허용했다”면서 “시위 참가자들은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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