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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선, 삼성 합병 찬성 한 달 전까지 “의결권행사 전문위가 최종 결정” 발언

2016.11.28 06:00 입력 2016.11.28 06:01 수정

갑자기 입장 번복…정권 실세 개입 의혹 짙어져

[단독]홍완선, 삼성 합병 찬성 한 달 전까지 “의결권행사 전문위가 최종 결정” 발언

지난해 외부 전문가 의견을 배제한 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60·사진)이 그 전까지는 줄곧 외부인사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중요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홍 전 본부장이 자신의 소신을 바꾼 배경에 외부 입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짙어진다.

27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지난해 6월9일 열린 ‘2015년도 제2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홍 전 본부장은 “기금본부에서 의결권 행사에 관해 검토할 때 기본적으로는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되어 있고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은 의결권 전문위에 부의해서 결정하고 있다”며 “의결권 전문위에서 결정하면 그것으로 최종 결정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홍 전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삼성물산 합병 안건을 논의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삼성물산 합병 같은 중요 사안은 외부인사 9명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홍 전 본부장은 또 2014년 5월23일 열린 ‘2014년도 제2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의 영향력에 관한 논의 도중 “그런 부분(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의 영향력에 관한 연구)은 향후에 의결권행사 전문위 등을 통해 결정해 주시면 집행은 저희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전 본부장은 ‘2014년도 제1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 회의에서도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정유사 투자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일자 “환경 분야 외부 전문위원들을 저희가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홍 전 본부장이 내부 인사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의결권행사 전문위 등 외부 전문가들을 신뢰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홍 전 본부장은 지난해 7월10일 의결권행사 전문위가 아닌 내부 인사들로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만 표결을 해 삼성물산 합병 건에 찬성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 이후 홍 전 본부장은 “사안이 중대해 법률 검토·내부 연구 등을 거쳐 (투자위원회에서)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요 사안의 결정은 의결권행사 전문위에서 한다는 기존 견해와는 배치되는 해명이었다.

홍 전 본부장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 찬성 의견을 내고 20일 뒤인 지난해 8월7일 의결권행사 전문위를 거치지 않은 결정이 적법한지 법률 조언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홍 전 본부장이 본래 입장을 번복하고 뒤늦게 법률 조언을 받을 정도로 정당성이 떨어지는 내부 투자위원회 표결을 하면서까지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 의견을 낸 것은 정권 실세의 영향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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