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로 ‘만나자’ 제안 → 북 ‘공식 제안 달라’→ 미, 군 채널 통해 ‘만나자’→ 북·미 한밤 조율

2019.06.30 22:05 입력 2019.06.30 22:58 수정

하루 만에 ‘극적 만남’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30일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 제안 하루 만에 극적으로 성사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계획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9일 오전 7시51분이었다. 그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중 트위터를 통해 곧 한국으로 간다며 “김 위원장이 이것(트윗)을 본다면,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깜짝 제안을 했다.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의 조찬에서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 제안을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 트윗을 봤나”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이 “봤다”고 하자 그는 “함께 노력해보자”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화답하면서 상황은 급진전됐다. 그는 이날 오후 1시6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지만 우리는 공식 제기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 상봉이 성사된다면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에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를 통해 ‘북·미 정상의 DMZ 회동’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즉각 호응하자, 양측은 이날 밤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측에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참여했다. 북한에선 최 제1부장이 아닌 외무성 고위 인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는 걸 (29일)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직전에 북측에서 연락받은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연락을 받았다”면서 “우리가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답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당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과의 실무접촉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경제인 간담회에서 “그(김 위원장)도 만나기를 원한다”며 실무 준비가 이뤄지고 있음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됐음을 공식 발표했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은 즉흥적으로 이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지난 24일 인터뷰에서 DMZ 방문 때 김 위원장과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의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북·미 정상 간 친서 교환이 만남 성사에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아시아 순방 출발 직전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그와는 아니다”라면서도 “어쩌면 다른 형식으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아니라 다른 형식의 접촉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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