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북한 땅 첫 발…트럼프 “세계를 위해 위대한 날”

2019.06.30 22:20 입력 2019.06.30 23:05 수정

총성 멈춘 지 66년 만에 판문점서 만난 남·북·미 정상…1시간6분 ‘역사적인 순간’

문 대통령 안내받고 군사분계선 경계석 앞에 선 트럼프…1분 뒤 김정은 마중 나와

판문각 계단까지 걸었다가 자유의집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북·미 ‘깜짝 회담’ 시작

<b>트럼프, 북한 첫발…그리고 악수</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위 사진). 김 위원장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땅을 밟았다(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아래). 판문점 | 김기남 기자

트럼프, 북한 첫발…그리고 악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위 사진). 김 위원장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땅을 밟았다(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아래). 판문점 | 김기남 기자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만난 적은 있지만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세 정상이 만난 판문점은 한반도 분단을 상징하는 곳이다.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66년 만에 정전협정 당사국인 북·미 정상, 북한과 함께 분단체제 당사국인 한국의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 15:45 판문점에 나타난 한·미 정상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배웅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자유의집을 나와 판문점 군사분계선 경계석 앞에 서서 김정은 위원장을 기다렸다. 1분쯤 뒤 김 위원장이 북측 판문각에서 나와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왔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두 정상이 악수했다.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각 쪽으로 걸어갔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연출한 모습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두 정상은 판문각 계단 앞에서 다시 악수한 뒤 남측 자유의집 방향으로 걸어 내려왔다. 남·북·미 취재진이 두 정상을 둘러쌌다. 접근을 제지하는 김 위원장 측 경호원들까지 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김 위원장 =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되셨다. 이 행동만 보시지 말고, 우리 땅으로 오신 것은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 =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호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일이 생기고 있어 기쁘다. 우리는 들어가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얘기를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할 예정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 지금이라도 다시 초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 15:51 마침내 만난 남·북·미 정상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의집을 향해 좀 더 걸어갔다. 자유의집 앞에 마중 나온 문 대통령이 두 정상을 맞았다.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회동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 좋은 날이다.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영광이다. 제가 처음 대통령 됐을 때 이 지역에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 반대다. 저와 김 위원장이 영광스럽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15:54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집에 입장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의집에 마련된 회담장에 마주 앉았다.

김 위원장 = 친서를 보내서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하는데, 나 역시 깜짝 놀랐고 어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보고 일부러 이런 식의 만남 제안한 것을 오후 늦은 시간에야 알게 됐다. 다시 만나고 싶었고 이 만남 자체가, 특이한 이런 장소에서 만나는 건 북과 남 분단의 상징이고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자리는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고 앞으로 더 좋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는 만남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했다. 각하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들을 계속 만들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에 맞닥뜨리는 난관과 장애를 견인하는,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으로 될 거라 확신한다.

트럼프 대통령 = 저도 위원장께 감사드린다. (김 위원장) 목소리의 힘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런 목소리도 예전에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다. 기자회견을 해보신 적 없으니. 어쨌든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고 문 대통령이 말했지만 역사적 순간이다.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이다. 이 자리까지 오시지 않았으면 제가 민망했을 텐데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2년 반 전 상황을 보면 안 좋은 상황, 위험한 상황이었다. 한국과 북한, 전 세계에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이뤄낸 관계는 많은 사람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제가 선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사드린다. 제가 할 수 있을지 생각 못했지만 정말 좋은 느낌이었다. 언론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역사적인 순간인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김 위원장과 함께하게 돼서 매우 감사하다.

■ 16:52 문 대통령 포옹한 김 위원장

북·미 두 정상 간 회동은 예상보다 긴 53분 동안 진행됐다. 회동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별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함께 자유의집에서 나와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갔다.

세 정상은 군사분계선 남측 지역에서 잠시 대화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눴다. 이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가볍게 포옹했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으로 넘어간 뒤 작별 인사를 하며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회동은 1시간6분 만에 끝났다.

미 대통령, 북한 땅 첫 발…트럼프 “세계를 위해 위대한 날”

■ 16:56 취재진 앞에 선 한·미 정상

트럼프 대통령 =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포괄적인 좋은 합의에 이르는 게 목표다. 그리고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알 수 없다. 미국 정부 팀, 폼페이오 장관을 위시로 한 팀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 그리고 스티븐 비건(대북정책특별대표)이 프로라는 것을, 전문가라는 것을 여러분도 아실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주도하에 앞으로 2~3주 동안 실무적인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과연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지 우리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큰 문제이고 복잡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오늘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위대한 승리였다는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 같은 결과도 필요에 따라서는 우리가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향후 며칠 동안 (북·미) 양측의 실무팀이 만나서 조율할 것이다.

문 대통령 = 오울렛 GP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됐던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 방문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접근방식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오늘의 (판문점) 만남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생각이다. 전 세계와 우리 남북의 8000만 겨레에게 큰 희망을 줬다. 방금 트럼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양측에서 실무 이상 대표를 선정해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앞으로 좋은 결과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

트럼프 대통령 = 김 위원장이 24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 통보했음에도 만나줘서 기쁘게 생각한다. 정말 산을 옮길 것 같은 위대한 성과다. 아주 굳건한 생산적 만남이었다. 이제 어떻게 될지는 우리가 지켜봐야 한다. 올바른 결과를 우리가 추구해야 될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많은 좋은 의지와 선의를 볼 수 있었다. 오늘 이후에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김정은 “과거 청산하고 미래로” 문재인 “평화의 큰 고개 넘었다”

사실상 3차 북·미 정상회담, 5분 예상했지만 50분 넘겨…트럼프 “긍정적인 이벤트”
“넘어올 수 있겠나” 트럼프 제안에 김정은 “영광이죠”…문 대통령은 김정은 포옹도
트럼프 “북 미사일 발사는 아주 소형, 테스트일 뿐…더 중요한 건 핵실험은 안 한 것”

<b>다시 남한으로…회담 후 떠나는 김정은</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땅을 밟은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측 지역 자유의집으로 걸어가고 있다(위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 회동이 열린 자유의집 앞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가운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53분’간 전격 회동을 마친 뒤 북으로 떠나기 전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배웅을 받고 있다(아래). 판문점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다시 남한으로…회담 후 떠나는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땅을 밟은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측 지역 자유의집으로 걸어가고 있다(위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 회동이 열린 자유의집 앞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가운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53분’간 전격 회동을 마친 뒤 북으로 떠나기 전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배웅을 받고 있다(아래). 판문점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두 정상 발언 뒤 트럼프 대통령과 외신의 즉석 일문일답이 이뤄졌다.

-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 소감은.

“김 위원장에게 ‘넘어올 수 있겠느냐’ 했더니 김 위원장이 ‘영광이죠’라며 넘어왔다. 제가 알기로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다. 제가 북측 땅을 밟은 것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 김 위원장을 초청했나.

“5분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1시간 가까이 환담했다. 대단히 긍정적인 날이었고 의미있는 이벤트였다. 전 세계를 위해서도 의미있는 날이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위대한 날이다. 이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는 일본 상공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녔다. 하와이를 기억하는가? 괌을 기억하는가? 전 세계 긴장이 고조됐다. 그리고 제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김 위원장과) 상당히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는데 갑자기 이렇게 서로 만나게 됐다. 어떻게 될지는 앞으로 봐야 한다. 스티븐 비건(대북정책특별대표)이 주도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와도 접촉하고 문 대통령과도 이야기하며 문제를 끌고 나갈 것이다.”

- 초청에 대한 김 위원장 반응은.

“제가 초청했다. 물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지켜봐야 한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한테 ‘내가 초청했다. 언제라도 원하면 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주 긍정적인 이벤트였다고 생각한다.”

- 김 위원장이 새로운 실무팀을 설치한다고 했는데.

“이미 실무자가 있다.”

- 북한 측 협상팀이 아직도 살아있나.

“중요 (협상) 담당자는 아직 생존해 있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북한의 협상팀도 생존해 있기를 바란다.”

-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북한이 발사한) 이것은 아주 소형 미사일이라 미사일 발사라 보지 않는다. 테스트일 뿐이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김 위원장이 발사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아예 테스트 자체를 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건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기억하나? 제 취임 초기에는 북한이 엄청난 핵실험을 했다. 지금은 아주 좋은 길, 올바른 궤도에 올라왔다. 지금은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지만 협상하는 과정에서 또 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