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구조대원들도 방사선 피폭 공포 확산

2011.03.16 21:22

각국 대원들 피폭 잇따라

방호복 안전성 회의론도

원전 지역에서 철수 검토

핵 공포가 점증하면서 일본 지진과 쓰나미 피해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호대원들의 방사선 피폭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가 통제불능 상태인 후쿠시마에 투입된 구호대원들이 방사성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자위대와 경찰 병력 약 8만명은 16일 미야기현을 중심으로 한 주요 재난지역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다. 한국 119 구조대원 90명도 이날 미야기현 시오가마시 일대에서 구조작업에 동참했다.

이날 후쿠시마 원전의 잇따른 이상현상으로 방사성물질이 인근지역으로 누출되면서 구호대원 사이에서 방사선 피폭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 자위대원들의 안전이 가장 큰 문제다. 14일 제1원전 3호기의 수소 폭발 당시 부상한 대원 4명 중 한 명이 방사선 피폭으로 입원한 바 있다.

방호복을 입은 일본 사람들이 16일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에서 장갑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됐는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니혼마쓰 | AP연합뉴스

방호복을 입은 일본 사람들이 16일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에서 장갑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됐는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니혼마쓰 | AP연합뉴스

방위성 관계자는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작업을 했는데 사고가 일어났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자위대원들은 원자로 냉각작업에도 투입됐지만 이 분야의 군사 훈련을 받지 않았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자위대원들이 착용한 방호복이 원전에서 새어나온 방사성물질에 대해 무방비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자위대 관계자는 이날 “방사성물질 누출 때문에 작전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며 생존자 구조 임무를 그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 구조대도 방사선 오염에 대비해 방사선 측정장치와 방호복을 준비했지만 100%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후쿠시마 원전 40㎞ 인근 지역에서 구조작업을 벌인 뉴질랜드와 호주 구호대원 4명이 방사선에 피폭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도 구호작업에 투입된 미군 다수가 방사선에 노출돼 방사선 제독제를 복용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호단체들은 방사선 피폭을 우려해 후쿠시마와 미야기현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후쿠시마에 의료진을 보낸 일본적십자사의 오와키 무쓰히코 대변인은 이날 “방사선에 노출될 우려가 명백한 지역으로 구호요원들을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야기현에 500명의 소방관을 투입한 도쿄 소방청도 소방대원의 재배치를 고려 중이다. 일본 구호팀의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다른 나라 구조대의 재해지역 이탈도 도미노처럼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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