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보다 물·음식” 국내기업 日지사들 생필품 지원 SOS

2011.03.16 21:21
백인성 기자

“성금도 좋지만 우선 급한 물과 음식이 필요하다.”

16일 국내 선박업체 ㄱ사는 일본 현지 지사로부터 ‘긴급 SOS’ 요청을 받았다. 일본 지사와 원전 폭발사고에 따른 대피방안을 논의하다가 “물과 음식부터 급히 운송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이 회사 윤모 대표는 “도쿄의 대형상가들이 모두 텅텅 비어 생필품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현지에서는 인명구조를 위한 구조대 파견과 성금도 중요하지만 당장 식수와 먹을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들의 일본 지사에서 생필품 공급을 호소하는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도쿄에 현지법인을 둔 정보·기술(IT) 업체 ㄴ사는 “도쿄에서 생필품이 모자라고 생존까지 위협을 느낀다는 보고가 계속 들어와 본사 기능을 아예 후쿠오카 지사로 이전했다”면서 “현지 직원 철수도 시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쿄와 사고 인근 지역에서는 사재기 탓에 도시락과 오니기리(주먹밥), 물, 컵라면 등 각종 식품류가 동이 났다. 이는 세븐일레븐과 로손 등 편의점 업체들이 도호쿠 지방에 몰려 있는 데다 그나마 생산된 제품도 재해지역으로 우선 공급되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지진이 난 11일 이후 도시락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14일부터 수도권에서 제한 송전이 실시되면서 식료품 공급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일본 현지의 한국 교민들과 주재원들도 식료품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34)는 “전날 편의점과 대형마트 네 곳을 돌았지만 일부 음료를 제외하고는 남은 물품이 없었다”면서 “오늘은 새벽부터 줄을 섰지만 늘어선 줄이 100m를 넘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한 상사 관계자는 “일본 지사에서 한국에 컨테이너가 마련되는 즉시 먹을 음식과 식수를 운송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사정이 다급하다”고 전했다. 현지에선 음식물뿐 아니라 휘발유, 유아용품, 건전지 등도 사재기가 심하다고 전했다. 도쿄에는 현재 183곳의 국내기업 영업점 및 사무소가 있다. 한국인 직원은 1300명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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