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 방사선량 치솟아

2011.03.16 23:47

평상시의 3~30배… 일부 일시적 인체 유해 수준까지 도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화재·폭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문부과학성은 16일 오전 일본 전역 47개 지방자치단체의 대기 중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우려했던 대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동일본의 대부분 지역에서 평상시의 3~30배씩 방사선량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후쿠시마 1원전 1·3호기 원자로에서 흰 연기가 솟아나오기 전후인 오전 8~9시 무렵 대기 중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도쿄 북쪽 이바라키현 미토시에서는 0.9마이크로시버트(μSv)로 나타났다. 이는 평상시의 26배에 이르는 수치다. 미야기현과 도치기현, 군마현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평상시의 10배에 이르는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등 동북지방 아래쪽 관동지방에서도 방사선량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난 도호쿠 지방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긴키지방과 주고쿠, 시고쿠, 규슈 지방의 각 현에서는 평상시와 수치에 큰 차이가 없었다. 1999년 도카이무라 핵연료 공장 방사성 물질 누출사고 피해자의 치료를 맡았던 마에카와 가즈히코(前川和彦) 도쿄대 명예교수는 “아직까지는 건강에 미칠 피해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면서 지나친 공포감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문부과학성의 공식 발표와 달리, 이날 지역에 따라 일시적으로 방사선량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으로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문부성 측정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쯤 후쿠시마 제1원전 정문 부근에서 방사선량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국이 ‘옥내대피구역’으로 설정한 원전 반경 20~30㎞ 지점 내에 있는 후쿠시마현 나미에초 주변의 방사선량은 기준치의 6600배에 이르는 시간당 330μSv로 측정됐다.

문부성은 “풍향에 따라 원전과의 거리가 멀어도 방사선량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부성 측은 관측된 수치가 인체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총리 관저로부터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이날 오전 11시40분 도치기현 기타도치기시에서는 평시의 300배에 이르는 시간당 15.8μSv의 방사선량이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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