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재등장·걸어서 출근… 첨단 로봇 생존자 구조에 동원

2011.03.16 21:17

‘근대’와 ‘첨단’의 공존


<b>임시전화 붙잡고…</b> 일본 이와테현 야마다초의 피난민들이 지난 15일 피난소에 설치된 임시전화를 통해 헤어진 가족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야마다 | AFP연합뉴스

임시전화 붙잡고… 일본 이와테현 야마다초의 피난민들이 지난 15일 피난소에 설치된 임시전화를 통해 헤어진 가족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야마다 | AFP연합뉴스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핵과 여진의 공포가 뒤덮은 일본에는 첨단과 전근대적 모습이 뒤엉켜 있다. 대자연의 재앙은 첨단의 교통·통신 체계에 익숙해진 일본인들을 멀리는 수백년 전의 전근대적 상황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16일 아사히신문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기지국 등 이동통신망이 훼손되고, 이동통신사들이 응급구호 등을 위해 통화를 제한하면서 피해지역 주변에는 공중전화가 다시 등장했다. 당국은 공중전화를 추가로 개설하고 있다. 아이패드2의 출시를 기다리던 모바일 신화는 붕괴되고 목전의 공중전화가 가장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동통신이 가능한 곳에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외부와의 주요 연락 창구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피해 현장 한 쪽에선 첨단 로봇이 활동하고 있다. 자갈 속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로봇이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도호쿠대학 연구팀은 쓰나미 피해 직후부터 잔해더미 속을 돌아다니며 생존자 영상을 전하는 인명구조 로봇을 가동하고 있다. 흔히 ‘스코프(Scope)’라 불리는 이 로봇은 자갈 속 7m까지 파고들어 갈 수 있는 뱀 모양의 로봇이다.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 지역 피난소에선 물이 부족해 화장실 변기가 넘치고 있다. 한 피난민은 “1800명의 피난민이 있지만 화장실은 10개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피해지역 주민들만 전근대적 상황에 몰린 것은 아니다.

도쿄 시민들의 일상생활도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교통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수십㎞를 아예 걸어다닌다. 도쿄 시내 식당 종업원인 다나카 아키라는 “기차를 타기가 너무 힘들어 아예 20㎞를 걸어서 출퇴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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