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거부’ 22인 찬성·불참·기권… 쇄신파 ‘자멸’

2011.11.22 21:55

‘몸싸움’엔 동참하지 않겠다던 한나라당 의원 22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날치기 처리된 22일 말을 아꼈다. 여야 의원들 사이 몸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또다시 기습처리와 야당 반발이라는 구태가 재연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세웠던 쇄신 동력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예산안 날치기 이후 성명을 내고 ‘의원직을 걸고 몸싸움엔 동참하지 않겠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표결 결과를 보면 대부분이 본회의에 출석했다. 정병국, 홍정욱, 권영진, 진영 의원 등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임해규, 김성식, 김성태, 정태근, 현기환 의원은 기권했다. 권영진 의원은 “국익과 연결된 중요한 사안을 이런 식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며 “앞으로 비판과 비난이 있어도 양심상 도저히 표결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의처리를 주장하며 단식에 돌입했던 정태근 의원(47)은 기자회견에서 “비준안 정상 처리를 위해 나를 포함해 한나라당 협상파 의원들이 나름의 노력을 했으나 이런 결과로 귀결된 것에 대해 참으로 죄송하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은 18대 국회에서 어려운 일이 됐다.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우선 더 많은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며 향후 선택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총선 불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다. 열흘간의 단식은 중단됐다.

기습처리의 원내사령탑이었던 황우여 원내대표(64)도 기자회견 계획을 취소하고 입을 닫았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46)은 “오전까지 야당의 협상파 의원들과 만나 물리적 충돌을 하지 말자고 했는데 그분들께 미안하다”고만 했다.

그러나 이들은 비준안 날치기 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22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19대 총선 불출마 등 책임을 묻겠다는 압박도 있다. 비준안 처리 직후 정태근, 김성식, 구상찬 의원 등 쇄신파 일부가 외통위원장실에서 만나 향후 일정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시간을 두고 더 논의해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향후 당 지도부에 대한 입장과 19대 총선 불출마 여부 등을 두고 분열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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