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린 41일…그들이 돌아온다

2007.08.28 23:49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돼온 한국인 인질 19명에 대한 전원 석방 합의가 피랍 41일 만인 28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3~4명씩 분산 수용돼 있는 인질들은 29일부터 이틀 또는 사흘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인질 석방]피말린 41일…그들이 돌아온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오후 5시48분부터 7시20분까지 우리측은 (아프간 가즈니주 가즈니시 적신월사 건물에서) 납치단체와 대면접촉을 벌였다”며 “이 접촉에서 한국군을 연내 철군하고 아프간 선교 중지를 조건으로 피랍자 19명 전원을 석방키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천대변인은 인질 19명의 인도 시기에 대해선 “납치단체측과 구체적 절차를 협의해나갈 것”이라면서 “합의 직후 석방이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피랍자들이 석방되면 가즈니주에서 아프간 수도 카불로 가능한 빨리 이동해 1차 검진을 한 뒤 귀국경로도 이른 시일 내에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대변인은 인질들의 건강에 대해 “피랍자 중 12명은 대면협상 전에 전화통화를 통해 안전을 확인했고 나머지 7명은 확인이 안됐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 아닌가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대 관심인 인질들의 석방시기와 관련, 탈레반측 협상대표인 카리 바시르는 합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9일부터 인질석방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CBS방송은 인질극을 주도했던 탈레반 사령관 물라 압둘라흐의 말을 인용, “3~4명의 여성이 먼저 29일 오전 중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으며 인질들은 모두 2~3일 내에 풀려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다른 탈레반 협상대표인 물라 나스룰라도 “인질들이 분산돼 있어 한꺼번에 석방하는 데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는 만큼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인질 석방]피말린 41일…그들이 돌아온다

인질 전원 석방 합의의 구체적인 조건과 관련, 한국측과 탈레반이 한국군의 연내 철군과 선교중지 외에도 3개항을 포함해 모두 5개항에 합의했다고 파지와크 아프간뉴스가 보도했다. 파지와크 아프간뉴스는 카리 바시르의 말을 인용,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요구해온 탈레반 죄수 석방 요구도 접기로 했고 한국인 인질들이 안전하게 아프간을 떠날 때까지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전했다. 카리 바시르는 또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이달 말까지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한다는 데도 양측이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저녁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인질 석방 합의에 따른 우리측의 약속 이행 문제 등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AP, AFP, 로이터 등 세계 뉴스통신사들과 CNN을 비롯한 외국 언론들은 천호선 대변인의 공식 발표와 아랍어 24시간 뉴스전문채널인 알 자지라의 보도 등을 인용해 일제히 합의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이재국·김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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