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내 3~4차례 걸쳐 풀려날듯

2007.08.28 23:55

한국군 연내 철군과 아프간 선교 중지가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 역시 AP통신과의 전화에서 피랍자 석방 합의에 도달했음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석방 절차도 보도됐다. AFP통신은 협상단에 참여하고 있는 현지 부족 원로의 발언을 인용, “모든 인질은 3~4일에 걸쳐 풀려날 것”이라고 전했다. 3~4명씩 분산돼 억류돼 있는 피랍자들이 순차적으로 풀려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원 석방 합의는 한국측 협상 대표와 탈레반측의 대면 협상을 통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6일 세번째 대면협상을 가진 뒤 중단됐던 협상은 이날 오후 5시48분(한국시간)부터 1시간30분가량 가즈니시 적신월사 건물에서 진행됐다.

오전 10시30분 시작될 예정이었던 대면협상이 3시간이나 지연돼 한국측 협상 대표들이 초조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작전 때문에 탈레반 협상 대표 일부의 도착이 지연됐다는 후문이다.

협상에서는 19명 전원 일괄 석방을 요구하는 한국 대표단의 주장과 여성 우선 석방, 추후 협의를 요구하는 탈레반측의 주장이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그간 납치 외국인을 단계적으로 석방, 자신의 요구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한국측 협상 대표는 피랍자 일괄 석방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내용이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으나, 한국측 대표들은 탈레반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수감자와의 맞교환이 사실상 우리 정부가 결정하기 어려운 것임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증인을 세운 뒤 구두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협상 대표 카리 바시르는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와의 통화에서 “국제 적십자 위원회와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 입회 하에 구두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 대표가 탈레반측과 4차 대면협상이 적신월사 건물에서 재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피랍자 석방의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양측은 지난 10일 첫 대면 협상을 가진 뒤 다음날 협상을 재개, 김경자·김지나씨를 석방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면 협상 자체만으로도 피랍자 석방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동안 위성 전화 등을 통해 물밑 교섭을 벌여왔던 점에 비춰 대면 협상에 앞서 상당부분 사전 합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기대도 흘러나왔다.

대면 협상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외신들은 양측이 대면 협상을 갖는다는 소식을 27일부터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AP통신은 28일 협상 재개 사실을 알리며 긍정적 분위기를 전했다.

AIP 역시 27일 양측의 대면 접촉 사실을 보도했으며 같은날 CBS방송도 탈레반이 한국측과 28일 대면협상을 한 뒤 남은 피랍자 19명 가운데 여성 3~4명을 먼저 석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나머지 피랍자도 소그룹으로 나눠 몇 주에 걸쳐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원 석방이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으나 피랍자들이 그룹을 지어 단계적으로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피랍자 전원이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간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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