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천만다행…이런일 다시 없게 자성을”

2007.08.29 01:16

탈레반 피랍 인질 19명이 28일 모두 풀려났다는 낭보가 전해지자 시민들은 전국민의 애를 태우던 사태가 해결된 것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많았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김종일 사무처장은 “비록 2명의 희생자를 내긴 했지만 나머지 19명이 무사귀환한다니 정말 잘 됐다”며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여행객들이 28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통해 아프간 인질 석방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강윤중기자

여행객들이 28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통해 아프간 인질 석방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강윤중기자

김사무처장은 “우리 국민들이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미국에 끌려갔기 때문”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민들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고 미국에 할 말은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박정은 평화군축센터 팀장도 “크게 환영하며 천만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석방을 반겼다. 박팀장은 “한달 넘게 인질이 잡혀 있었고 두 분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셨다.

인질과 가족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혹독한 경험이었고 상처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책없는 해외 파병 정책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며 “정부는 파병 병력이 군사활동이 아니라 인도적 활동을 한다고 말하지만 해당국가 사람들은 군사활동으로 인식한다는 점을 이번 사건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도 “나머지 19명이 무사귀환하게 돼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실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재외국민, 여행자의 안전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비상시를 대비해 구출을 위한 협상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도 다양한 통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탈레반의 태도가 자주 바뀌었기 때문에 인질 전원의 입국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도 많았다. 전선희씨(31·여)는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탈레반이 그간 보여준 태도를 보면 100% 우리측으로 신병확보가 될 때까지는 안심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해외 기독교 선교는 앞으로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이긴 하지만 석방조건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직장인 박상훈씨(35)는 “철군은 원래 계획되어 있던 것이고 선교는 이미 금지된 상황인데 포로석방을 요구하던 탈레반이 갑작스레 입장을 바꾼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부가 협상 조건을 숨기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엔 도를 넘은 해외 선교활동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직장인 이모씨는 “석방조건으로 얼마나 지불했는지 알 수 없다”며 “석방자들이 돌아오면 개신교계에서 일부라도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윤주·임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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