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자 가족들 “안전한 귀국까지 지켜봐주세요”

2007.08.29 18:48

정부와 탈레반 무장세력의 인질 석방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인 29일 경기 분당 피랍자 가족대책위 사무실을 찾은 피랍가족들의 모습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석방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긴장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 대표는 이날 오후 대책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피랍자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은 아니므로 19명 모두가 안전하게 귀국할 때까지 계속 관심을 부탁한다”면서 “정부로부터 인질들의 귀국 시점과 신병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질 19명 전원이 무사히 귀국할 때까지 가족들은 대책위 사무실에 현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고 배형규 목사 장례 절차에 대해서는 “(피랍자)귀국한 뒤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으며 이른 시일 안에 유족들도 만나 상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의 석방합의금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정부 관계자가 합의금에 관한 말은 전혀 꺼내지 않았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이날 차대표와 피랍 가족 15명은 “석방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가족들의 첫 일정인 만큼 살해된 고 심성민씨 유족을 방문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경남 고성으로 내려가 고 심성민씨 유족들을 만났다. 고 심성민씨 아버지 진표씨(62·경남도의원)는 “석방 소식을 듣고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아들의 죽음이 너무 억울해 피가 거꾸로 끓어오르는 심정”이라며 고통스러워 했다. 고 배형규 목사의 아내 김희연씨(36)는 “할말이 없다”면서 계속 눈물만 흘렸다. 피랍자들이 다니는 샘물교회도 모처럼 환한 웃음이 돌았다. 이날 새벽기도에는 평소보다 많은 200여명의 신도들이 참석해 석방 소식을 축하했다.

〈성남|최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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