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도 장기억류 부담됐을 것”

2007.08.28 23:52

청와대와 정부는 28일 아프가니스탄 피랍 인질 19명의 석방 합의 소식에 환영·안도의 뜻을 표했지만, 긴장의 끈을 풀지 않았다. 지난 13일 풀려난 김경자·김지나씨도 석방 합의후 이틀이나 지나 우리측 안전지대로 넘어온 ‘살얼음판’ 경험 때문이다.

[아프간 인질 석방]“탈레반도 장기억류 부담됐을 것”

인질 석방의 기대감이 부푼 것은 이날 오전 외신들이 제4차 대면접촉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다. 한국 대표단과 탈레반측의 물밑협상이 진전돼 대면접촉만 성사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쌓인 터다. 하지만 청와대는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는 말 외엔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결국 오후 6시를 넘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대면접촉이 진행중”이라고 밝히며 상황은 급반전됐다. 피랍자들의 안전을 확인중인 진전된 소식도 날아들었다. 비슷한 시간 청와대에선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열려 사태 추이를 면밀히 주시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중간 보고를 받았다.

오후 8시25분 천대변인은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19명 전원의 석방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공식 발표 직전 보고를 받고 “모두들 수고했다. 모든 국민이 큰 걱정을 덜게 돼 다행”이라며 “끝까지 차질없이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19명의 신병을 어떻게 인도받게 되나.

“납치단체측과 구체적 절차를 협의해 나갈 것이다. 합의 직후에 곧바로 석방되는 것은 아니다.”

-피랍자들의 현재 상태는.

“납치단체측과 대면협상 전에 피랍자 12명에 대해서는 전화로 안전을 확인했다. 다른 분들은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군과 선교 금지 외에 다른 석방대가는 없었나.

“두 가지가 합의된 내용이다. 다른 건에 대해선 논의된 바 없다.”

-19명의 신병이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우리측에 인도되나.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합의가 좀더 필요할 수 있고, 일단 (석방되면) 가즈니주에서 카불로 최대한 빨리 이송할 것이다. 거기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귀국경로도 가능한 한 빨리 밟을 것이다.”

-협상 급진전의 계기나 조건 변화가 있었나.

“그동안 납치단체측과 다양한 대화를 해왔다. 아프간 정부, 아프간 주둔 다국적군, 적신월사, 구호단체 등과도 대화를 했다. 아프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해서 조건을 제시해 왔다.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실현시키기 위해 아프간 정부와 성의 있게 협의했으나 그것이 우리 권한 밖이라는 점을 충실히 설명했다. 납치단체측도 많은 피랍자 억류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아프간 내 선교단의 안전 문제는.

“저희가 파악키로는 선교 때문에 가 있는 비정부기구(NGO) 단체는 모두 철수했다. 선교 중지를 어떻게 수용할까에 대해서는 먼저 종교단체와 협의를 할 것이고, 여행금지국 제도도 활용될 것이다.”

-납치단체측이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를 철회한 것인가, 다른 조건이 제시됐는가.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로 하여금 (탈레반 수용자 석방을) 수용케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납치단체측이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

〈안홍욱·김재중기자〉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