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선교중지 합의 준수”

2007.08.29 18:17

한국인 피랍자 전원석방 합의 소식에 기독교계는 일제히 안도와 환영을 표했다. 대표적인 교회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등은 환영 성명을 내고 피랍자 석방 조건으로 제시된 ‘한국 기독교의 선교 중지’ 합의를 존중하고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피랍 사건은 특히 분쟁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한국교회의 지나친 봉사활동과 선교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개신교계는 마치 정복자처럼 현지인과 문화를 무시하는 선교를 한 것이 피랍의 원인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기독교계 내부에서도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냉정하게 짚어보고 선교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따라서 이번 인질사태를 계기로 분쟁지역에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펼치는 공격적 선교방식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프간에 파견된 비정부기구(NGO)와 봉사단체들은 모두 철수한 상태다. 이제 적어도 아프간에서는 선교활동을 할 수 없게 됐으며, 앞으로 다른 위험지역 선교활동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위험지역 여행 통제가 강화되는데다 종교계에서도 이번 인질사태를 계기로 위험지역 선교활동을 자제하고 정부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KNCC 권오성 총무는 “정부의 합의를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교회의 해외 봉사와 선교를 되돌아보고, 좀더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봉사와 선교를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KWMA 강승삼 사무총장은 “성과 위주의 단기 선교·봉사 활동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교계에 위기관리기구를 조직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대표회장인 손인웅 목사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교회의 선교 및 해외봉사 활동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KNCC, KWMA 등 개신교 단체들은 30일 ‘아프간 사태 이후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는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에 대한 의견을 모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석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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