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친박계 “대통령님 위해 기도를”…피해자로 두둔 ‘적반하장’

2016.11.01 22:24 입력 2016.11.01 22:28 수정

김재원 전 수석 “도와달라” “최씨 존재 몰랐다” 발뺌 등 현실 동떨어진 대응 빈축

정진석 ‘하야 프레임’ 역공

<b>민주당 의원·당원들 “대통령을 조사하라”</b>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의원 등 당원들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민의 뜻이다 대통령을 조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민주당 의원·당원들 “대통령을 조사하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의원 등 당원들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민의 뜻이다 대통령을 조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여권 주류인 친박계 일부가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피해자’로 두둔하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하야 주장이 확산되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박 대통령 ‘호위무사’로 최씨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이 있는 친박계가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몰랐다”고 발뺌하며 적반하장식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1일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박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최고위원은 “대통령께서 대국민 사과 이후 상임고문단, 사회 원로와의 간담회에서 회한의 눈물을 흘리셨다”며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대해 “국민의 실망과 분노,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많은 애국시민의 요구에 대해 진정 어린 첫걸음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님 힘내십시오! 당원동지 여러분, 대한민국과 박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글을 맺었다.

당원들이 대상이었다곤 하지만, 유감이나 사죄 표명은 없었다. 친박계가 위기 때마다 해왔던 대로 “대통령 눈물을 닦아달라” “도와달라”는 식의 대응을 반복한 것이다.

앞서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난달 31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험한 시기에 홀로 청와대를 빠져나오려니 마음이 착잡하다”면서 “외롭고 슬픈 우리 대통령님 도와달라”고 했다.

이 같은 대응을 두고 박 대통령의 헌정문란 책임론을 가리고, 박 대통령을 최씨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계에 대해서도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 2선 후퇴는 물론, 정계 은퇴 주장까지 여야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의 박 대통령과 최씨 홍위병들도 책임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친박들은 최씨의 존재와 국정농단에 대해 모두 “몰랐다”고 책임론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대변인이었던 전여옥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친박이) 그것을 몰랐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보다 더 심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2014년 4월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공주승마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했을 때 새누리당 의원들이 벌떼같이 자신을 비난하며 정씨를 옹호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대통령 하야’ 프레임으로 역공을 시도하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국정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한 데 대해 “대통령 하야 후 60일 뒤면 대통령 될 자신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냐”고 공격했다. 조 최고위원도 “대통령을 탄핵하고 하야시키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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