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세기의 대화’

트럼프 “한·미 군사훈련 중단” 북 체제보장 첫 가시적 조치

2018.06.12 22:13 입력 2018.06.12 22:43 수정

전략자산 전개도 자제 뜻…비핵화 대가 구체 방안 제시

70주년 9·9절 앞 UFG 축소 가능성…보수층 반발 예상

<b>손 흔드는 트럼프, 떠나는 김정은</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 회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헤어지며 손을 흔들고 있다.  싱가포르 | 로이터연합뉴스

손 흔드는 트럼프, 떠나는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 회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헤어지며 손을 흔들고 있다. 싱가포르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연 뒤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북한은 그간 체제안정에 위협이 되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해왔다. 북·미 정상이 이날 서명한 공동성명이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자제할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우리가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도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훈련 비용 대부분을 우리가 지출하고 있다”며 “훈련을 중단하면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은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가시적인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를 중단한 상태이고, 지난달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열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반면 미국은 경제 번영 약속 등을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조치가 진행된 것은 없었다.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중단되거나 수위가 낮아질지 주목된다. UFG는 컴퓨터로 가상의 전시 상황을 설정하고 시나리오별로 전쟁 수행 절차를 숙달하는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훈련(CPX)으로, 지난 4월 진행된 키리졸브 연습과 유사하다. 북한은 그간 UFG 훈련도 “북침 전쟁 연습”으로 규정하며 반발해왔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때 맞대응 훈련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FG 훈련 직후 북한에서는 정권 수립일인 9·9절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70주년을 맞아 9·9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가능성이 높다. 남북에 이어 북·미 정상 간의 대화가 물꼬를 튼 만큼 북한의 내부 ‘잔치’를 앞두고 한·미 연합훈련으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괌에서 6시간 넘게 걸려 폭격기가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다. 매우 비싼 돈이 든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또한 자제할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대북 압박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전략폭격기와 핵추진항공모함 등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됐던 지난해 11월에는 41년 만에 핵항모 3척을 동시에 한반도에 보내기도 했다.

이에 북한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지난달 북한이 한·미 공군의 연례적인 연합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비난하면서 한반도에 전개되지도 않은 미 전략폭격기 B-52를 거론한 게 단적인 예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싱가포르에 설치된 코리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문제는 과거하고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 파악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미가 실제로 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중단한다면 보수층의 반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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