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세기의 대화’

회담 밑그림 그린 김영철·폼페이오, 두 정상 옆자리에

2018.06.12 22:08 입력 2018.06.12 22:57 수정

‘강경 매파’ 볼턴 맞은편엔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 자리

군 출신 켈리 비서실장 참석, 워싱턴 주류 우려 불식 의도

북 외교 수장 리수용 배석…군복 입은 노광철 오찬 동석

<b>단독회담 지켜보는 북·미 수행원들</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단독회담을 시작하자 양국 실무협상단과 수행원들이 호텔 안 대형 TV를 통해 두 정상의 회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싱가포르 | 로이터연합뉴스

단독회담 지켜보는 북·미 수행원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단독회담을 시작하자 양국 실무협상단과 수행원들이 호텔 안 대형 TV를 통해 두 정상의 회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싱가포르 |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진행한 확대정상회담 배석자의 면면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주도했고, 향후 합의 내용 이행을 책임질 양국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확대정상회담에 이은 업무오찬에는 양측의 다른 수행원들까지 합세했다.

100분가량 진행된 확대정상회담에는 두 정상 및 통역관을 제외하고, 양국에서 각각 세 명의 참모가 배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72)이 김 위원장 오른쪽에 앉았고, 김 부위원장 맞은편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55)이 앉았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명실공히 이번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장관 지명자 신분이었던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평양을 처음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고, 국무장관에 취임한 이후인 지난 5월에도 재차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에 임명됐던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초강경파였지만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만나면서 김 위원장에게 우호적으로 됐다는 것이 미국 언론 평가다.

김 부위원장 역시 지난 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방문, 김 위원장 친서를 전달함으로써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았다. 김 부위원장은 남측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채널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도 주도했으며,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도 빠짐없이 배석했다.

‘초강경 매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70)도 배석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나타낸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을 계속 주장함으로써 북한의 반발을 불렀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했다. 그런 만큼 향후 북한 비핵화 추진 과정에 계속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 맞은편엔 리용호 북한 외무상(62)이 앉았다. 리 외무상은 1990년대부터 핵 문제뿐 아니라 군축, 인권,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대미협상에 빠짐없이 참여한 ‘미국통’으로 6자회담에도 참가했다.

리수용 당 중앙위 외교담당 부위원장(78)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68)도 서로 마주 보며 배석했다. 리용호 외무상 직전에 외무상을 역임한 리 부위원장은 북한 외교의 최고 사령탑이다. 스위스 대사로 오래 활동하면서 국제사회의 외교 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뒷바라지를 하면서 깊은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인 출신인 켈리 비서실장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견제 역할을 하면서 워싱턴 주류의 의견을 반영시키는 ‘어른들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켈리 비서실장을 확대정상회담에 참석시킨 것은 워싱턴 주류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미국 언론에서 나온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확대정상회담에는 빠지고 업무오찬에만 배석했다.

업무오찬에는 북측에서 김 제1부부장 외에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한광상 당 중앙위 부장이 추가로 배석했다. 미측에서는 새라 허커비 샌더스 국무부 대변인,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등이 추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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