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세기의 대화’

시민들 “믿기지 않는 광경…종전선언까지 이어지길”

2018.06.12 21:50 입력 2018.06.12 21:53 수정

일부 학교·회사 ‘단체 시청’도

SNS선 김정은 깜짝 외출 화제

“손 한번 시원하게 잡는구먼!”

12일 오전 10시5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을 맞잡자 서울역 대합실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김재석씨(54)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김씨는 “두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라며 “정상회담이 잘 안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악수를 하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날 대합실에 설치된 TV 앞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던 시민 30여명의 얼굴엔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됐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이진영씨(32)는 “몇 개월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경전에 곧 전쟁이 날까 봐 걱정이 많았다”며 “이번 회담이 향후 종전선언까지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박준석씨(72)는 “미국과 북한이 관계를 잘 발전시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게 되길 바란다”면서도 “두 정상이 회담 이후에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했다.

‘세기의 담판’이라 불린 만큼 북·미 회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일부 학교나 회사에서는 수업과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회담 중계를 ‘단체 시청’하기도 했다. 경기 양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선 회담 생중계 장면을 교실 TV를 통해 전교생이 지켜봤다. 이 학교 교사 김모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학생들이 놓치게 할 수는 없었다”며 “학생들과 한마음으로 성공적인 협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수현씨(30)는 “정상회담이 시작된 후 30분간 전 직원이 회의실에 설치된 빔 프로젝터로 정상회담을 지켜봤다”며 “직원들끼리 두 정상이 악수를 얼마나 오래 하는지 내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회담이 시작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학교나 회사에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생중계를 본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 등 공동성명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성명 내용에 아쉬움을 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회사원 정영훈씨(30)는 “북·미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성사시키기까지 많은 노력과 양보가 있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미국이 회담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걸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실천계획이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후속 회담을 통해 실질적 CVID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부 김경희씨(51)는 “종전선언에 관한 내용이 빠져 실망했다”며 “기대 30, 의심 70의 마음으로 앞으로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국제무대 데뷔장인 만큼 SNS에선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날 밤 2시간 동안 싱가포르의 대표적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깜짝’ 외출에 나서면서 목격담이 속출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시민들은 ‘평생 보기 힘들 김정은을 봤다’ ‘덩치가 크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 위원장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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