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세기의 대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핵 넘어 ‘수교’로 가는 큰 걸음

2018.06.12 22:19 입력 2018.06.12 23:09 수정

강력한 평화체제 구축·완전한 비핵화 노력·전쟁포로 미군 유해 발굴 등 4개항 합의

국제질서 근본적 변화 ‘단초’…합의사항 신속 이행·추가 접촉 등 현실적 난관 여전

<b>공동성명 서명</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싱가포르 | 로이터연합뉴스

공동성명 서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싱가포르 |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열고 북핵 문제 해결은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목표로 하는 포괄적인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1948년 분단 이후 70년 만에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여정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지속적이고 강력한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함에 따라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북·미 간 무력 충돌과 전쟁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긴박했던 한반도 정세는 평화의 시대를 향한 입구에 서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역사적인 회담 이후 공동성명에 서명하면서 “이 문서는 굉장히 포괄적인 문서이며 양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라면서 “한반도의 미래는 지금과는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강고한 평화체제 수립에 대해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진지한 의견 교환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변하지 않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어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이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한다는 확신을 갖고, 상호 신뢰 조성이 한반도 비핵화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선언 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전쟁포로·미군 실종자 유해 발굴 등 4개항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수십년의 양국 간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세기적 사건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공동성명 항목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한다”면서 후속 협의를 위한 추가 접촉에도 합의했다. 또 “북한과 미국은 정상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적절한 고위급 북한 관리 사이의 후속 협상들을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개최하기로 약속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카펠라호텔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군사연습(war games)을 중단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매우 도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훈련을 중단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문을 내고 “역사적 북·미 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며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 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북·미 공동성명 채택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한 첫 단계를 시작한 것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북·미가 새로운 양국관계 수립을 약속한 것은 동북아시아 안보환경과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북핵 문제를 일괄타결하려던 트럼프 대통령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 앞으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게 될 장관급 후속 회담은 역대 미국 행정부가 실패했던 현실적 문제와 맞닥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합의가 당초 기대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실패한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이번 공동성명 이행이 정치적 추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련기사

더보기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