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난 민주, 대선 주자들 ‘악몽’

2012.04.12 00:57 입력 2012.04.12 04:02 수정

‘안철수 대안론’ 확산 가능성

19대 총선 성적표는 야권 대선주자들에게 ‘악몽’에 가깝다.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진 1992년 상황과 비교하면 이번 선거의 충격파를 짐작해볼 수 있다.

당시 15대 총선에선 민주자유당 149석, 민주당 97석, 통일국민당 31석, 기타 22석의 결과가 나왔다. 그해 12월18일 실시된 14대 대선에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총선 다수당이 대선을 거머쥔다’는 공식이 나온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총선 민감지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손학규(왼쪽)·김두관

손학규(왼쪽)·김두관

민주통합당 손학규 전 대표(65)는 마음을 놓기 어렵다. 이른바 ‘친손학규계’ 중에 이춘석(전북 익산갑)·이찬열(경기 수원 장안)·송두영(경기 고양 덕양을)·신학용(인천 계양갑)·양승조(충남 천안갑) 당선자가 체면치레를 해줬다. 김병욱(경기 성남 분당을)·최원식(인천 계양을) 후보도 패했지만 선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손 전 대표는 수도권에 집중했다. 손 전 대표 측은 “수도권 대선주자라는 입지가 깨지진 않았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비교적 성적이 좋지만 이런 결과가 고스란히 손 전 대표의 ‘공’이라 할 수는 없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수원 살인사건 등 대형 이슈가 ‘대여 심판론’을 최전선에서 이끌었기 때문이다. 향후 손 전 대표는 복지, 교육, 재벌개혁 문제 등 정책 개발에 몰두하며 대선에 대비할 계획이다.

김두관 경남도지사(53)는 이번 총선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총선 이후 상황에 따라 향후 거취는 가변적이다.

김 지사는 문재인 당선자(59)의 위상과 연동된다. 지역 기반(부산·경남)과 세력(친노)적 측면에서 교집합이 나온다. 총선 이후 문 당선자의 ‘정치적 몸값’이 올라갔기 때문에 김 지사는 대선 출마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 같다. 대선의 핵심 구도가 ‘박근혜 대 문재인’ 대결로 굳어지지 않는다면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중앙 대 지방’ ‘귀족 대 서민’ 등 문 당선자에 견줘 김 지사의 ‘구도 적합성’이 더 넓은 편이다.

정치1번지 서울 종로에 입성한 정세균 당선자(61)도 대선 고지를 쳐다보고 있다. 이번 총선은 정 당선자를 ‘호남 주자’에서 ‘전국 주자’로 격상시켰다.

민주당은 총선 패배로 리더십 부재 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안론’이 확산될 수 있다. 하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장외주자 자리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범야권 관계자는 “당을 만들지도 않고,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도 않은 채 ‘박원순 모델’로 후보 단일화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향후 전개될 정국을 그려보면 안 원장 입장에서 장외주자가 유리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여야의 정쟁으로 ‘정치 피로증’이 쌓일수록 안 원장의 입지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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