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사상 최다 의석… 원내교섭단체 구성엔 실패

2012.04.11 22:48

서울 첫 진출·호남 확장… 캐스팅 보트 쥘 듯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수도권과 호남에서 지역구 후보들을 당선시키며 약진에 성공했다. 목표였던 진보정당 원내 교섭단체(20석)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민주통합당과 함께 과반을 이루면서 향후 국회에서 강력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다. 국회에서 진보의 목소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도약대를 만든 셈이다.

통합진보당은 전체적으로 방송3사 여론조사와 개표에서 9개 지역구의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거나 유력하다. 비례대표를 합치면 15석 이상이 점쳐졌다. 10명의 의원(비례대표 9명)을 배출하면서 최고 성적을 낸 17대 총선 후 가장 많은 의원을 내게 됐다. 통합진보당이 명실공히 제3당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왔다. 우선 진보정당에게 난공불락이었던 수도권과 호남에서의 의석수 확장이 주목된다. 개표 결과를 받아 본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은 11일 “결과적으로 목표치에는 못미쳤지만 수도권과 호남에서의 승리로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합진보당의 지역구 의석 목표는 크게 ‘수도권 진출’ ‘호남 확장’ ‘영남 수성’ 등 세가지로 갈음됐었다. 세 구역에서 13~15석의 지역구 의석수만 달성한다면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복안이었다.

서울 지역에서는 18대 국회에 한 석도 없던 의석에서 최대 3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17대 의원이었다가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다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노회찬 후보는 화려하게 생환했다. 관악을에 이정희 대표의 ‘대타’로 나온 이상규 후보는 막판까지 무소속 김희철 후보와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 밖으로 많은 표차로 승리했다.

이재오 의원과 맞붙은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천호선 후보도 이날 오후 10시 현재 방송3사 출구조사와 개표에서 우세를 보였다.

경기 지역에서는 의정부을 홍희덕 의원과 함께 심상정 후보(고양 덕양갑), 김미희 후보(성남 중원)가 우세를 보이며 당선을 바라보고 있다.

호남 지역은 ‘확장’에 성공했다. 지난해 4·27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며 금배지를 단 김선동 의원이 재선했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재선은 호남 지역에서 진보정당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에 첫 입성한 것도 통합진보당에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광주 지역에 꾸준히 출마하면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오병윤 후보가 처음으로 광주 서을에서 당선되면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오 후보는 ‘민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 사이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게 인물론에서 밀리며 고전을 했지만 진보정당의 ‘광주 의원 1호’가 됐다. 전북 남원·순창에 나온 강동원 후보도 민주당 거물 정치인인 이강래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어 당선이 예상된다.

반면 경남 지역 수성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문성현 후보, 손석형 후보 등을 기대했지만 새누리당 후보 등에 밀린 탓이다. 이번 총선은 통합진보당으로서는 오랜 숙원이자 목표였던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여전히 도달하기에 먼 곳임을 다시 확인한 선거였다.

특히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처음으로 전국적 야권단일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다른 때보다도 컸다. 민주당으로부터 무공천 지역으로 양보 받은 15곳과 민주당과의 단일화 경선을 해 이긴 19곳 등 34곳에서 낸 야권단일후보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20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다만 여소야대 정국이 마련된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의 위상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야권의 주요 정책을 입법하는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이 민주당과 ‘연대’를 할 경우 과반 의석의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회 권력 구도에서 명실상부한 제3당 위치를 공고히 하면서 여당의 독주를 막고 진보적인 입법을 늘려가는 데 중요한 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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