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을 80초로 편집해 공개…진상규명에 별도움 안돼
군 당국이 30일 열상감시장비(TOD)로 지난 26일 밤 천안함이 침몰하던 당시 상황을 촬영한 화면을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 화면은 사고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폭발 당시 모습을 전혀 담고 있지 않아 진상을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40여분간의 사고 상황 가운데 공개한 화면은 1분20초 분량으로 편집된 것이다. 화면은 ‘꽝’ 하며 천안함에서 폭발음이 들린 후 약간의 시간이 흐른 당일 오후 9시33분 시점과 다시 23분이 지난 오후 9시56분 등 두 부분이다.
첫번째 화면은 배가 이미 두 동강이 난 후 천안호 승조원들이 물 위에 점의 형태로 떠 있는 모습이었다. 두번째 화면은 고속정이 구조를 위해 천안함 쪽으로 접근하는 장면이었다.
TOD에는 배가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는 장면이 잡히지 않았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배가 두 동강이 나는 장면이 TOD로 확인될 경우 천안함의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사고원인의 실질적 규명에는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진 셈이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도 앞서 브리핑을 통해 “TOD는 (사고지역 인근) 해병대 초소에서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고, 사고가 난 후 소리를 듣고 그쪽(사고방향)을 찍은 것”이라며 “사건 원인의 단초가 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고 초기 촬영할 당시에는 TOD의 적외선(IR) 기능을 작동하지 않았다가 나중에야 이 기능을 작동하면서 중요 장면이 촬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이 “TOD에는 열상을 찍을 수 있는 IR 기능과 일반 캠코더와 동일한 카메라 기능이 있는데, 이번에 찍힌 것은 IR가 아니라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고 처음 설명한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