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에 떠는 경찰…명퇴 러시, 사상 최대 규모

2014.09.25 15:13 입력 2014.09.25 15:41 수정

정부의 공무원연금개혁 분위기에 올해 경찰관들의 명예퇴직 신청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퇴 신청자 숫자는 9월 현재까지 이미 2000명을 넘겨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25일 “올해 들어 8월말까지 명예퇴직을 신청한 경찰 공무원이 1573명이었고, 내달 말 퇴직하겠다고 신청한 경찰관은 672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다 규모다.

경찰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명퇴 신청자가 250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명예퇴직한 경찰관은 871명이었고 2012년에는 354명이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추진됐던 2008년에도 명퇴자가 1004명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벌써 2배 이상이 신청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개혁에 떠는 경찰…명퇴 러시, 사상 최대 규모

경찰 관계자는 “연금개혁 움직임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공무원 연금법 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 뿐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명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힘든 현장 근무가 많은 경찰관들이 여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년을 3년 정도 앞둔 서울 시내 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일단 힘도 들고 경찰생활도 할만큼 해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며 “무엇보다 연금법이 개혁되면 기존에 받던 연금보다 훨씬 떨어진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동료들 사이에서도 많아 명퇴들을 많이 신청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퇴자는 늘지만 재취업 길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통상적인 경찰 재취업 통로로 알려져 있던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공단이나 일반 기업체들도 재취업 수요가 별로 없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간부의 경우 대학 교수직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역시 자리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한 경찰 간부는 “박근혜 정부 들어 ‘관피아’ 비판론이 커 재취업을 원하는 퇴직 간부들이 다시 취직도 못한 채 집에서 소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명퇴 증가에 따른 치안 공백 우려도 나온다. 지방의 지구대나 파출소 등 지역 경찰은 결원자가 1명만 생겨도 교대나 휴가에 차질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일단 명퇴 신청자 중 나이가 많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경찰관부터 명퇴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명퇴자가 빠진 만큼의 숫자는 내년 신임 경찰관 채용으로 채울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퇴를 결심해 이미 경찰에 마음이 떠난 경찰관을 붙잡아두기보다는 이들을 원하는 대로 퇴직시키고 그 공백을 젊은 경찰관으로 채워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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