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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내세요” … 소방관 자녀도 ‘국가직 전환 1인 시위’

2014.06.30 19:22 입력 2016.07.06 14:41 수정
김창영 기자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전 국민에 평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소방관 1인 시위’가 끝내 그들의 아들과 딸을 울렸다.

아빠의 이유있는 1인 시위에 대해 부당한 압력과 회유를 지켜 본 소방관 자녀들이 피켓을 들고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으로 나왔다. 전국 소방관 3만7000명 전원이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서명을 마친데 이어 가족까지 동참에 나선 것이다.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인 한 소방관 자녀(22·대학생)는 “어릴때부터 아버지가 소방관이라는 것을 자랑하고,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왔다”면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소방예산이 열악하고, 지역별 편차가 심해 아빠가 사비를 들여 소방장갑을 사서 근무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너무나 울었다”고 말했다. 이 자녀는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난 뒤 만들겠다는 국가안전처는 실질적인 대책이 아니고 눈가리고 아웅”이라며 “아빠가 지방직에서 국가직 소방공무원이 된다고 해서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은 없지만, 국민들이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소방서비스를 받고 긴급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직 일원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은 소방방재청장과 임명권자인 시·도지사의 ‘이중지휘’를 받으면서 현장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별로 심각한 재정차이가 발생하면서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개선은 고사하고 소방장비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소방관 자녀가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앞에서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소방관 자녀가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앞에서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열악한 재정난 때문에 소방관이 사비를 들여 장갑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폐차 기간이 지난 소방차와 구급차가 버젓이 운행되고 있다. 소방서비스가 지역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똑같은 세금을 내고도 지역에 따라 차별적인 소방서비스를 받게 되는 셈이다.

소방관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되면 소방청장의 단일화된 지휘권을 받게 돼 지역별로 재난유형, 발생빈도를 고려해 소방서 설치나 소방관 배치,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또 다른 소방관 자녀(16)는 “지금도 아빠가 소방관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열악한 상황에 속에서도 화재현장을 누비고 있는 아빠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면서 “어릴때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이제는 아빠의 눈물을 닦아 주고 싶은 마음에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소방관 자녀 3명은 아빠가 또 다른 피해를 받을 것을 우려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발의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담은 법률 개정안이 계류된 상태지만 안전행정부와 일부 시·도지사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표류하고 있다.

한편 정청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는 29일 다음 아고라를 통해 “정부가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편안(해경해체, 소방방재청 해체, 국가안전처 신설)이 졸속으로 제출된 만큼 그대로 처리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특히 “소방방재청에 대한 문제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면서 “소방방재청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국가안전처 본부 정도로 축소시키려는 정부의 움직임에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소방공무원들의 숙원인 국가 공무원화도 줄기차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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