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난구조 소방헬기마저 안전 사각지대인가

2014.07.18 21:03

소방헬기가 17일 오전 광주 도심에 추락해 탑승한 소방관 5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들은 강원소방본부 소속으로 지난 14일부터 진도 세월호 참사 현장 수색 지원에 투입됐다가 복귀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사고 지역에는 학교와 고층 아파트 등이 밀집해 있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헬기가 6차선 도로변 인도에 떨어지는 바람에 여고생 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 외에 2차 인명 피해는 없었다. 조종사가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사람이 없는 쪽으로 회피 비행을 한 것 같다는 게 목격자와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다 목숨을 바친 소방관과 유족들에게 삼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세월호 참사 후 그 어느 때보다 안전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참사 수습에 나선 잠수사와 소방관 등의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번 소방헬기 사고의 경우 광주공항에서 이륙할 당시 기상 여건이 나쁘지 않았고 순직한 조종사들이 베테랑이었으며 지난 7일 정비 점검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그 이전에 안전조치가 미흡하지 않았는지 등 인재(人災) 요소를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구조나 구호 활동을 위해 출동하는 헬기가 안전하지 않게 운항된다면 그보다 더 불안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번 사고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고층 아파트 민간 헬기 충돌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8개월 만에 재연된 도심 헬기 사고라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도심 비행 헬기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날아다니는 폭탄’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민간 헬기 충돌사고 이후 연평균 2.4건씩 발생하는 헬기 사고를 2017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소방헬기 사고로 과연 헬기의 도심 비행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과 운항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헬기의 도심 비행은 비상 상황에서 필요하다. 특히 소방방재청과 산림청이 운영하는 헬기는 74대로 임무 특성상 비상 출동과 도심 비행의 빈도가 높다. 그런 만큼 안전에는 만전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마지막 경고로 받아들이고 도심 항공 안전을 보장하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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