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안행위 간사 “소방관, 랜턴 6명당 1개 보유”

2014.08.21 14:11 입력 2014.08.21 14:23 수정
김창영 기자

· 대전·제주 보유율 0%… 목장갑도 자비 구입
· 시도 지역 편차 심해 국가직 일원화 검토해야

소방관들이 화재진압에 현장에서 시야 확보를 위해 필수장비인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을 1인당 1개가 아닌 6명이 돌려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방관들이 농업용이나 목장갑을 끼고 화재진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정청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서울 마포을)은 21일 소방방재청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분석을 통해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의 평균 보유율은 16.2%에 불과했다”면서 “소방관 6명당 1명만 랜턴을 지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은 재난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화재를 진압할 때 소방관들의 시야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장비다.

정청래 의원은 “1인당 1개가 지급되지 않자 소방관이 자비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재량에 따라 지역별로 장비 지급에 대한 격차가 큰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정청래 안행위 간사 “소방관, 랜턴 6명당 1개 보유”

소방방재청이 정청래 의원실에 제출한 전국 시·도별 소방공무원 현원 대비 소방헬멧 부착 랜턴 보유 현황을 보면 100% 지급이 이루어진 곳은 세종시 딱 1곳(183개)에 불과했다. 대전과 제주의 경우에는 단 1개도 지급되지 않아 보유율이 0%로 나타났다.

보유 현황이 양호한 강원·울산의 경우 보유율이 각각 78%, 73.2%였다. 소방관 1.3명당 1개 꼴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열악한 창원의 경우 45.4명당 1개였다. 대구는 39.4명당 1개 꼴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청래 의원은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 사진을 확보하려고 현직 소방관들에게 수소문 해봐도 현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비중이 너무 적어 실물사진을 바로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시애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소방관을 통해 사진을 입수했는데 헬멧 옆에 랜턴이 부착되어 있고 방화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뒤에 있는 버턴을 누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시·도별로 개인장비 지원에 대한 격차가 큰 것은 곧 소방안전 서비스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큰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평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관의 랜턴 자비구매 현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해주는 글이 지난 8월 13일 ‘오늘의 유머’에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친구가 인터넷 쇼핑몰 하는데 소방관에게 전화옴’ 이란 제목으로 게재된 글의 내용은 한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가 소방대원이 개인적으로 랜턴 30개를 구매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자비로 사는 것이라 슬프다”며 할인을 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100여개의 댓글이 달린 이글에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이러한 현실에 분노하는 댓글을 남겼다. “소방관이 자비로 저렇게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랜턴 모델을 알아봐주시면 구매해서 동네 소방서에라도 갖다드리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 |정청래 의원실 제공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 |정청래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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