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조직개편 후폭풍

임용 앞둔 해경 교육생들에 ‘날벼락’

2014.05.20 22:10 입력 2014.05.20 22:19 수정
여수 | 나영석 기자

대학 13곳 해경학과도 혼란

급작스러운 박근혜 대통령의 해경 해체 발표에 전남 여수시 오천동 해양경찰교육원에서 교육 중인 수강생 530명과 ‘해양경찰학과’를 개설한 국내 13개 대학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해경교육원은 20일 “순경과 경장, 경위 등 현직 경찰 임용 대상 510명과 일반직 20명 등 530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생들은 지난 1월13일 입교해 순경과 경장은 오는 10월10일까지 일정으로 교육받고 있으며, 경위는 다음달 23일과 27일 졸업과 함께 임용을 앞두고 있다. 경위 교육생 ㄱ씨는 “당당한 대한민국 해경 간부로서,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며 “청와대의 이번 발표는 ‘청천벽력’과 같다”고 말했다.

20일 전남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에 세월호 참사 때 구조작업에 나선 3009함 모형이 전시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연합뉴스

20일 전남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에 세월호 참사 때 구조작업에 나선 3009함 모형이 전시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연합뉴스

일반직 20명도 “갈 길을 잃었다”며 불안해했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신규 채용만 무기한 연기해두고 있으며, 선발한 교육생에 대한 교육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으나 이들의 임용에 대해 구체적인 방침이 아직까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교육생이 최악의 경우 임용되지 못할 경우 소송 등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경찰학과가 있는 대학들은 학과 명칭을 바꾸고 교과과정 개정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군산대 해양경찰학과 4학년 ㄴ씨는 “4년 동안 해경 시험만 준비했는데 하루 만에 해양경찰관 꿈이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면서 “당장 육경(일반경찰)을 준비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한국해양대 이은방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해경이 없어지더라도 해상안전, 해상보안, 해양환경관리, 해상교통 등에 전문성이 있는 해양전문인력의 수요는 되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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